뉴스데스크홍신영

파업 12일째‥업무개시명령 파업 전부터 대비했나

입력 | 2022-12-05 20:33   수정 | 2022-12-05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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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화물연대의 파업이 오늘로 열이틀째로 접어들었습니다.

정부는 오늘부터 업무개시명령을 보낸 화물기사들을 상대로 복귀 여부 조사에 들어갔는데요.

그런데 화물연대가 파업에 들어가기 전부터 이미 정부가 업무개시명령 등을 통한 강경 대응 기조를 세우고 있었다는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그러니까 협상은 애초부터 고려하지 않았다는 건데요.

홍신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부산 동구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

거의 완성을 앞뒀지만 현재는 레미콘 공급이 끊겨 열흘 넘게 공사가 중단된 곳입니다.

내일부터 이 지역 건설 노조는 화물 노조에 동조하는 파업까지 예고했습니다.

현장을 찾은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무법지대′라는 강한 표현을 쓰면서 강경 대응을 천명했습니다.

[원희룡/국토교통부 장관]
″건설 노조의 떼법과 조폭적인 행태에 대해서도 법과 정의가 살아 있다는 것을 분명히 세우겠습니다.″

시멘트와 항만 물류는 물동량이 회복 중이고 정유와 철강 피해는 확산되고 있다고 정부는 밝혔습니다.

국토부는 오늘부터 업무개시명령서를 보낸 화물기사들 8백여 명을 상대로 복귀 여부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습니다.

이미 복귀 시한이 넘은 인원은 455명으로 정당한 사유가 없는 경우 30일 이하 운행정지 등 처분을 요청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금요일 화물연대 본부에 대한 현장조사에 나섰다 진입을 거부당한 공정위는 오늘 다시 서울과 부산에서 화물연대를 상대로 조사를 시도했지만 성공하지는 못했습니다.

대통령실을 포함해 정부 각 부처의 이런 강경 대응 기조가 이미 파업 전에 확정됐다는 정황도 나왔습니다.

파업 시작 나흘 전인 지난달 20일 국토부가 무역협회와 시멘트협회, 철강협회 등 화주단체에 보낸 공문.

파업에 대비한다며 운송 사업자와 운송 기사 자료를 요청하면서, 운송 기사의 차량 등록번호와 이름, 연락처와 차종, 집단운송거부 참여 여부까지 적어 달라고 돼 있습니다.

정부가 당초부터 협상은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는 반발을 일으켰습니다.

[박연수/화물연대 정책실장]
″업무개시명령은 물류 정상화에 초점이 맞춰진 것이 아니라 파업 탄압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는 게 이 공문으로 증명된다고 생각합니다.″

국토부는 ″비상 수송 대체 인력을 파악하기 위해 화물차 기사의 전체 명단을 확보하려 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이미 국제노동기구에 개입을 요청한 화물연대는 업무개시명령이 노동3권을 침해한다며 국가인권위에 진정서를 냈습니다.

민주노총은 내일 전국에서 화물연대와 연대하는 총파업을 벌인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홍신영입니다.

영상취재: 소정섭 이경수(부산) / 영상편집: 민경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