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정상빈

K리그 현역 선수도‥'면제 시나리오' 입수

입력 | 2022-12-30 19:59   수정 | 2022-12-30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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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뇌전증 진단을 받는 수법으로 군 면제를 받아낸 병역 기피자들에 대한 수사가 확대되고 있는데요.

배구 조재성 선수에 이어서, K리그 주전급 선수, 20대 배우도 검찰의 수사 선상에 오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저희가 이들을 도운 브로커의 ′군 면제 시나리오′를 입수해서 살펴봤더니, 단계별로 치밀하게 설계를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정상빈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검찰이 K리그 1부 구단 소속 축구 선수도 병역 비리에 연루된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23세 이하 축구 국가대표팀 출신인 김 모 씨는 올해 브로커의 도움으로 병역을 면제 받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체육부대에 지원했다 탈락한 뒤, 일반 복무를 피하려 허위로 뇌전증 진단을 받았다는 겁니다.

사건이 불거지자, 소속 구단은 어제 김 씨가 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프로축구연맹에 알렸습니다.

선수 김 씨는 ″실제 지병이 있었고 허위 서류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검찰은 김 씨뿐 아니라, 20대 배우와 유흥업소 종사자 등도 브로커 상담 뒤 하나같이 뇌전증 진단을 받은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9년 정부가 병력 부족 등을 이유로 면제 기준을 엄격하게 강화한 상황, MBC가 확인한 ′면제 시나리오′에 따르면, 장기간 치밀하게 준비했던 걸로 드러났습니다.

먼저, 뇌전증 증상을 거짓으로 꾸며 MRI 촬영과 뇌파 검사를 요구합니다.

이상이 발견되지 않아도 증상을 거듭 호소하면 뇌전증 진단서를 받아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뒤 치료를 핑계로 입대일을 연기한 뒤, 길게는 1년간 진료 기록을 쌓아 재신검으로 ′면제′ 판정을 받는 겁니다.

[구 모 씨/병역 브로커]
″진단을 받고 약만 보통 타죠 먹지는 않죠. 약 타고 그 의무기록 사본 떼서 가지고 와서 병무청에서 재검 받으면 5급이 나오는 겁니다.″

검찰은 피의자들이 경련이나 발작 등 뇌전증 증상을 보인 당시의 병원 이송 과정부터 진단 경위 등을 따지는 한편, 의료인들의 개입 여부로도 수사를 확대할 확대할 계획입니다.

MBC 뉴스 정상빈입니다.

영상편집: 김정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