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후보는 정계 입문 1년도 채 안된 정치신인이지만, 여야의 거물 정치인들을 잇따라 꺾고 결국 20대 대선 당선을 눈 앞에 뒀습니다.
강골 검사에서 대통령까지, 윤석열 후보가 걸오온 길을 이기주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 리포트 ▶
윤석열 후보는 1960년 12월 18일 서울 연희동에서 연세대 윤기중 교수 부부의 1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습니다.
서울 충암고를 졸업한 뒤 부친의 조언에 따라 서울대 법대에 진학했지만, 경제학자였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경제학과 수학, 물리학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합니다.
[윤석열]
″법경제학 경제법 이런 것에 대해 관심을 갖게된 것도 아버지하고 대화하면서 2층에 아버지 서재가 있었는데 거기 좋은 책들도 많았고 그러면 뭐 그 책 본다고 또..″
대학 2학년 재학중이던 1980년 5월 교내 모의재판에서 판사 역할을 맡았던 윤 후보는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뒤, 강릉의 외가로 피신하기도 했습니다.
1991년 9수 끝에 사법시험에 합격해 만 33세의 나이로 검사생활을 시작한 윤 후보는 이후 16대 대선 불법선거자금 수사와 현대차 비자금 사건 수사, BBK 특검 등에 참여하며 특수부 검사로 이름을 날렸습니다.
대검 중수과장과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장을 거쳐 국정원 댓글조작 사건 수사팀장을 맡았던 지난 2013년.
당시 국정원 압수수색과 국정원 직원 체포 등을 윗선에 보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수사팀에서 배제당한 뒤, 국정감사장에 출석해 ″나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한마디로 검사 윤석열의 이름을 대중들에게 알렸습니다.
[윤석열]
<혹시 사람에 충성하는 거 아니에요?> ″저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기 때문에 제가 오늘도 이런 말씀을 드립니다.″ (13.10.21 국감)
이후 좌천성 인사로 대구고검 등을 전전하던 윤 후보는 2016년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이 터지면서 박영수 특검 수사팀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했습니다.
촛불 혁명을 계기로 새로 취임한 문재인 대통령은 윤석열 후보를 서울중앙지검장에 전격 발탁했습니다.
무려 다섯 기수를 건너 뛴 파격인사였습니다.
[윤석열]
″지금까지 서울지검하고 특검하고 잘 재판에 공조가 이뤄져 왔기 때문에 그런 기조가 잘 유지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17.5.19 임명 직후)
문재인 정부에서 승승장구한 윤 후보는 2년 뒤 검찰총장 자리까지 꿰찼지만, 조국 전 법무부장관 수사에 이어 후임 장관인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과의 극심한 갈등을 계기로 여권과 등을 돌리게 됩니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법무부장관의 부하가 아닙니다. 과거에는 저에 대해서 안 그러시지 않았습니까?″ (20.10.22 국감)
결국 추 전 장관의 감찰과 직무정지 징계결정에 반발하며, 지난해 3월 검찰총장직을 던진 윤 후보는 야권의 대선주자로 급부상했고,
[윤석열]
″우리 사회가 오랜 세월 쌓아 올린 상식과 정의가 무너지는 것을 더 이상 지켜보고 있기 어렵습니다. 검찰에서의 제 역할은 지금, 이제까지입니다.″ (21.3.4)
석 달뒤 공정과 상식을 내세우며 대선출마까지 선언했습니다.
[윤석열]
″이제 우리는 이런 부패하고 무능한 세력의 집권 연장과 국민 약탈을 막아야 합니다.″(21.6.29)
주 120시간 노동 발언과 전두환 옹호 발언 개사과 논란까지 각종 구설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현 정부와 대립각을 세운 정권교체 적임자임을 부각시키며, 정계 입문 넉달 여만에 제1야당의 대선 후보로 선출됐습니다.
[정홍원/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장]
″윤석열 후보가 선출되었음을 선포합니다.″ (21.11.5)
이후에도 자신과 가족 등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선대위 구성을 둘러싼 당내 갈등 등의 파고들을 넘으며, 정치신인답지 않은 돌파력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윤석열]
″오늘부로 선거대책위원회를 해산하겠습니다. 매머드라 불렸고‥지금까지 선거 캠페인의 잘못된 부분을 인정하고‥″ (22.1.5)
이후 자신을 중심으로 선대본부를 재편한 윤 후보는 정권교체 여론을 파고들며 지지율을 회복했고, 경선 과정에서 갈등을 빚었던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의원의 지지까지 이끌어낸 끝에, 여권의 유력 대선 후보였던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꺾고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 자리에까지 오르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