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이재경

'다닥다닥' 두 줄로 휴식‥통로가 휴게실?

입력 | 2022-09-26 06:46   수정 | 2022-09-26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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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지난 8월부터 모든 사업장에서 노동자들의 휴게실 설치가 의무화됐지만, 아직 현장에는 노동자들이 다리조차 제대로 펼 수 없는 ′무늬만 휴게실′인 곳이 많습니다.

이재경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양쪽으로 나란히 들어선 수납장을 사이로 10명이 넘는 사람들이 마주 보고 앉아 있습니다.

16.5제곱미터 정도로 공간이 좁다 보니 다닥다닥 붙어 앉아 있고 다리도 제대로 펼 수 없습니다.

거제의 한 조선소에서 일하는 급식 노동자들이 배식 전 휴게실에서 쉬는 모습입니다.

[급식 노동자 A]
″결근을 하게 되면 한 사람 정도는 누울 수 있습니다. 그 통로를 지나가려면 모세의 기적처럼 사람들이 움직여줘야지 제가 지나갈 수 있어요.″

휴게실도 지하에 있어, 한번 가서 쉬려면 가파른 철제 계단에 몸을 의지해 힘들게 내려가야 합니다.

″무슨 선박 안에 있는 것도 아니고…″

휴게실 크기도 시간이 지날 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게 현장 노동자들 얘깁니다.

[급식 노동자 B (19년 근무)]
″새로운 식당을 지을 때마다 회사에서 뭐라고 얘기했냐면, 탈의실은 우리가 눕거나 쉬는 공간이 아니다. 그래서 아마 휴게 공간이 줄어든 걸로…″

산업안전보건법이 개정되면서 지난달(8월)부터 사업장에 노동자 휴게시설 설치가 의무화됐지만 여전히 현장은 열악합니다.

[급식 노동자 C]
″잠깐이나마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 정해진 휴게 시간을 진짜 제대로 찾아 먹을 수 있는 그런 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급식노동자들을 고용한 조선소 협력업체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 시행 이전부터 휴게시설을 점검해 개선해야 할 부분은 단계별로 추진해나가고 있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MBC뉴스 이재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