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유서영

자전거에 숨기고, 각설탕으로 둔갑‥미국발 마약 밀수 적발

입력 | 2023-01-12 20:33   수정 | 2023-01-12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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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미국으로부터 시가 9백억 원어치, 동시에 90만 명이 투약할 수 있는 대량의 필로폰을 들여온 국제 마약 조직이 적발됐습니다.

마약밀수가 항상 그렇지만, 세관 단속을 피해 마약을 숨긴 방식들, 기가 막혔습니다.

유서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수사관들이 운동용 실내 자전거의 받침대를 망치로 두드립니다.

끝 부분을 떼어내자 안에서 흰색 가루의 필로폰이 쏟아져 나옵니다.

″나와요? <나오고 있어요.>″

자전거 몸통 속에도, 쇠사슬로 둘둘 말린 나무통 안에도, 대량의 필로폰이 들어 있습니다.

마약조직이 세관의 보안검색을 통과하기 위해 감쪽같이 마약을 숨긴 겁니다.

이 조직은 다양한 방법으로 필로폰을 은닉해 들여왔는데요.

특별한 색이 없고 냄새도 나지 않는 특성을 이용해, 이렇게 설탕이나 자갈 속에 숨겨서 들여왔습니다.

각설탕이나 수족관의 자갈, 심지어 시리얼 사이에도 마약을 끼워넣었고 체스판 바닥에도 숨겼습니다.

적발된 마약조직은 미국에서 재작년 12월부터 십여 차례에 걸쳐 특송화물을 이용해 국내 조직원들이 수집한 가짜 주소지로 마약을 보냈습니다.

검찰이 이들로부터 압수한 필로폰은 27.5kg.

지난해 미국에서 들어온 전체 필로폰의 약 70%에 달하는 양입니다.

[김연실/인천지검 강력범죄수사부장]
″압수된 양은 약 90만 명이 동시 투약 가능한 분량으로서 소매가 기준 약 900억 상당에 달합니다.″

검찰은 마약 밀반입을 주도한 국내 핵심 조직원 6명을 구속 기소하고 조직원의 도피를 도운 4명을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또, 미국에서 SNS를 이용해 이들을 지휘한 주범과 관리책에 대해 범죄인 인도를 청구하고 인터폴 적색수배를 내렸습니다.

지난해 밀수를 시도하다 압수당한 마약류는 1년 전보다 3배 늘어난 1.3톤.

이 가운데 미국에서 들여오는 양이 급증함에 따라, 검찰은 현지 수사당국과의 공조를 강화할 계획입니다.

MBC뉴스 유서영입니다.

영상취재: 임정환 / 영상편집: 정선우 / 화면제공: 인천지방검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