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홍한표

3년 만에 전해진 '450년 전통 합동 세배'

입력 | 2023-01-23 19:55   수정 | 2023-01-23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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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강원도의 한 마을에서는 설날 때마다 주민들이 모두 모여서, 동네 어르신들에게 함께 세 배를 드리는 전통이 있다고 하는데요.

450년 넘게 이어져 오다가 코로나 때문에 중단이 됐었는데, 3년 만에 이 행사가 다시 열렸다고 합니다.

그 현장에 홍한표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머리에 갓을 쓰고 옥색 도포에 검은 두루마리를 입은 어르신들이 하나 둘 모여듭니다.

마을의 최고령 어르신 ′촌장′은 가마를 타고 도착합니다.

어른들 앞에 모인 마을 주민 120여 명이 모두 함께 세배를 드리고, 촌장은 새해 덕담을 건넵니다.

[최종춘/위촌리 촌장]
″여러분 건강하시고 내내 편안하시고…″

주민들끼리도 마주보고 세배를 하며 서로의 건강과 마을의 안녕을 기원합니다.

설날 다음날인 음력 정월 초이튿날, 주민들이 한데 모여 합동 세배를 하는 ′위촌리 도배례′입니다.

지난 1571년 마을의 대동계가 결성된 이후 시작된 도배례는 벌써 450여 년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중단된 지 3년 만에 재개된 올해는 마을을 위해 만든 아리랑을 선보이는 등 전통에 새로움을 담았습니다.

′명절 거리두기′로 고향을 찾지 못한 사람들도 오랜만에 다시 모였습니다.

[엄명섭/′위촌리 대동계′ 총무]
″(다시) 새로 시작하게 되니까 하나하나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오늘 준비해서 내년에는 좀 더 재미있고 알차게 준비해 보겠습니다.″

오랜 전통이지만 처음 접해보는 아이들에게는 오히려 더 새롭고 신기하게 다가옵니다.

[박지효(6세)]
″어른들도 같이 모이고 그러니까 더 재미있어졌어요. 계속 이 행사가 이어졌으면 좋겠어요.″

[김태연(16세)]
″저렇게 세배하는 것을 보니까 어른들께 이렇게 예의를 차리고 인사하는 게 반갑고…″

주최 측은 어른을 공경하는 정신이 담긴 도배례의 전통이 다음 세대에도 잘 이어질 수 있도록 무형문화재 등재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MBC뉴스 홍한표입니다.

영상취재 : 김종윤(강원영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