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재욱

미 증권 당국 "'테라' 권도형, 비트코인 1만개 빼돌렸다"

입력 | 2023-02-18 20:21   수정 | 2023-02-18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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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가상화폐 테라와 루나의 가격이 폭락하면서 투자자들이 수십조 원의 피해를 입는 동안 창업자 권도형 대표가 수천억 원대의 비트코인을 빼돌렸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유럽에 도피한 것으로 알려진 권 대표는 미국 증권 거래 위원회로부터 사기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이재욱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미국 경제전문매체 블룸버그 통신이 ′테라-루나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1만 개가 넘는 비트코인을 빼돌렸다고 보도했습니다.

최근 비트코인 시세를 감안하면, 우리 돈 3,200억원 규모.

보도에 따르면, 권 대표는 테라-루나 사태가 발생한 지난해 5월 이후 이 가운데 1,300억 원을 인출했습니다.

권 대표가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은 암호 화폐 지갑에 비트코인 1만 개를 옮겨놓았다가, 스위스 은행 계좌로 이체한 뒤 현금화했다는 겁니다.

한 때 50조 원 넘는 시가총액을 가졌던 코인 ′테라-루나′는 지난해 5월 급락해 휴지조각이 됐습니다.

권 대표는 사기 혐의로, 미국 금융당국과 한국의 검찰로부터 조사를 받게 됐습니다.

인터폴이 적색 수배령을 내렸지만, 사태 직후 싱가포르를 떠난 권대표의 행적은 묘연합니다.

″잘못한 것이 없고, 조사에 협조할 것″이라며 자신만만했던 권 대표의 도피가 길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권도 /테라폼랩스 대표 (지난해 5월, ′테라-루나 사태′ 직전)]
″(가상화폐의) 95%는 사라질 거예요. 95%는 사라집니다. 하지만 그렇게 가상화폐 회사들이 망하는 걸 보는 재미도 있죠.″

루나라는 자매 코인과 연동한 알고리즘 덕에, 테라가 미화 1달러의 가치를 유지할 수 있다고 투자자들에게 홍보했습니다.

하지만, 대규모 매도 세력이 나타나 투매에 나서자, 테라의 가치는 폭락했고 거래 시장에서 상장폐지됐습니다.

알고리즘의 허점을 알고 있으면서도 이를 알리지 않고 투자자를 속였다는 것이 투자자들의 주장입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도 권 대표를 사기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강형석/테라폼랩스 전직 직원(지난해 6월)]
″직원 쪽에서도 분명히 내부적으로 뭔가 안 된다고 느끼고도 있었고. 그냥 권도형만 ′이제 그렇지 않다′라고만 계속 (주장했다). 전혀 말을 듣지 않고 있었죠. 다른 사람들의 말을.″

우리 검찰도 투자자들을 속이고, 코인의 시세를 조정했다는 혐의를 두고, 권 대표의 행적을 쫓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재욱입니다.

영상편집 : 윤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