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지윤수

저녁 식사 도중 대피‥수출기지는 올스톱

입력 | 2023-02-21 20:04   수정 | 2023-02-21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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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튀르키예 현지에서 지진 피해 현장을 취재하고 있던 저희 MBC 취재팀도 ′이번 지진의 진동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합니다.

저녁 식사 도중에 급하게 대피했다고 하는데요.

현장을 연결해 보겠습니다.

지윤수 기자, 지금 상황은 어떻습니까? 괜찮은 건가요?

◀ 기자 ▶

네, 저희 취재팀은 안전한 상태입니다.

저희는 지금 가지안테프 도심에 나와 있는데요.

어제 추가 지진이 발생한 하타이 주 진앙지에서는 자동차로 두 시간 거리 떨어진 곳이어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편입니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진동을 느낄 수 있었고 저희는 저녁 식사를 하다가 급하게 대피를 해야 했는데요.

당시 상황을 먼저 보여드리겠습니다.

어젯밤 가지안테프의 한 호텔 안.

당황한 기색의 사람들이 하나둘 건물 밖으로 뛰쳐 나갑니다.

지금 시각이 오후 8시인데요. 저희도 식사를 하다 진동이 느껴져서 밖으로 나온 상태입니다.

여진을 느낀 사람들이 이렇게 밖에 대피하고 있습니다.

양 손에 짐을 한가득 들고 나오는가하면 일가족이 다함께 차를 타고 대피하기도 했습니다.

취재팀이 급히 건물에서 나가자 마침 지진을 알리는 경보문자가 도착했습니다.

광장을 중심으로 모인 사람들은 진동이 잦아들길 한참이나 기다렸습니다.

[아즈라 알란 / 현지 주민]
″우리 모두 건물을 나가서 차에서 밤을 샜어요. 한 전문가가 이런 지진이 1년 동안 계속될 거라는데 그게 너무 두려워요″

불안한 시민들은 계속되는 여진에 쉽게 잠들지 못했고 현지 언론도 피해 상황을 밤새 보도했습니다.

◀ 앵커 ▶

그렇지 않아도 보름 전 강진으로 이미 엄청난 인명 피해가 발생했고 경제적 피해도 상당히 클 것 같은데요.

튀르키예 수출 주력 공장들이 모여 있는 지역을 다녀왔다고요?

◀ 기자 ▶

네, 이번 강진으로 큰 피해를 본 지역 가운데 하나인 카흐라만마라스 인데요.

튀르키예 정부가 수출 중심지로 육성해 온 곳이기도 합니다.

민간 마을보다는 그래도 나았지만, 공장 시설이 불에 타거나 무너져 가동이 모두 멈췄는데요.

이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사방이 온통 공장인데, 굴뚝에선 연기 하나 나지 않습니다.

이번 강진으로 튀르키예 수출 중심지였던 카흐라만마라스 공장지대는 모두 멈춰섰습니다

[네비 숨뷸 / 공장 노동자]
″근처 자동차 공장에서 일했었는데 이 근방 공장들도 다 문닫고 안 돌아가는 상황입니다. 마음이 아파요.″

4천명이 일하는 대규모 원단공장은 지진으로 공장 한 동이 전소됐습니다.

이 곳은 원료로 실을 만들던 공장이었습니다. 지진 당시 큰 불이 난 건데요. 기계가 모두 불에 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상황입니다.

23년 간 이 공장에서 매니저로 일한 메흐메트 씨는 이 광경을 보고 망연자실 했습니다.

[메흐메트 레집 쿠르트 / 공장 관계자]
″보자마자 황당해서 눈물이 났습니다. 불을 보면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었어요.″

또 다른 염료공장은 사무실 공간이 통째로 떨어져 나갔습니다.

문제는 공장을 보수한다고 해도 너무 큰 인명 피해 탓에 정작 일할 사람이 없다는 겁니다.

[아뎀 칸 / 공장 관계자]
″직원들이 안전한 곳으로 피난가고 하면서 많이 줄어든 상황입니다. 몇개월 지나면 다시 돌아오긴 하겠지만..″

사정이 이렇다 보니 만들어둔 원단들도 판매되지 못한 채 높이 쌓여만 있습니다.

그동안 튀르키예 정부는 물가가 오르는데도 수출 가격 경쟁력을 이유로 금리를 내렸습니다.

인플레이션을 무릎쓰고 수출 산업 육성에 공을 들여온 건데, 이번 지진으로 대부분 공장이 멈추면서 경제적 손실이 더 커질 전망입니다.

튀르키예 가지안테프에서 MBC뉴스 지윤수입니다.

영상취재: 이종혁 장영근/영상편집: 조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