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차주혁

조선일보로 넘어간 검찰청 CCTV‥유출자 수사 안 하나?

입력 | 2023-07-25 20:13   수정 | 2023-07-25 20:15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 앵커 ▶

지난 5월 건설노조 간부 고 양회동 씨가 분신했을 당시, 그의 동료가 분신을 방조한 의혹이 있다고 조선일보가 보도했었는데요.

그 근거로 사용됐던 조선일보의 현장 사진은 검찰청 CCTV의 녹화 영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MBC가 유가족과 노조로부터 해당 CCTV 영상을 입수했습니다.

유족은 당시 영상을 유출한 사람을 고소했지만, 경찰은 두 달이 다 되도록 아무런 결과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차주혁 기자의 보도입니다.

◀ 리포트 ▶

5월 1일 오전 8시 27분, 양회동 씨의 승용차가 법원에 도착합니다.

검찰청 주차장에 멈춰 서고, 44분.

양 씨가 차에서 내립니다.

차위에 유서 3통을 올려두고는 누군가에게 전화합니다.

[홍성헌/분신 목격자]
″전화가 와서 ′형님, 저 법원에 와 있습니다. 오세요′ 그러는 거야.″

양씨가 차량 뒷쪽으로 이동해 잔디밭에 주저앉았고, 잠시 뒤 홍선헌 씨의 차량이 도착했습니다.

9시 22분, 양 씨를 발견한 홍성헌 씨는 10분 넘게 설득했습니다.

이미 양씨의 몸에는 인화성 물질이 뿌려진 상태였습니다.

[홍성헌/분신 목격자]
″어떻게 해서든 설득, 진정을 시키려고. ′회동아, 이거는 죽을 일이 아니다. 죽을 일이 아니다′″

9시 35분, YTN 취재진이 도착하자 양 씨는 마지막 인화성물질을 머리에 붓습니다.

위험을 직감한 홍 씨가 노조 지부장에게 전화를 하려고 뒤돌아선 순간, 갑자기 불길이 치솟았습니다.

[홍성헌/분신 목격자]
″그 펑 소리에 저는 완전 갔습니다. 사람이.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급히 몸을 피하던 홍 씨는 멀리서 뒤돌아 보고서야 정신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발을 구르고 주저앉아 오열하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습니다.

[홍성헌/분신 목격자]
″순간 펑 했는데 제가 맨몸으로 어떻게 불을 끕니까. 진짜 불을 끌 상황이 아니었어요. 내가 같이 타 죽었어야 되는데‥″

고 양회동 씨의 분신 장면은 춘천지검 강릉지청 CCTV에 기록됐습니다.

분신 장면을 초 단위로 묘사한 조선일보는 홍성헌 씨가 분신을 방조했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독자가 제공한 것이라며 사진 몇 장을 실었는데 민간 전문기관의 감정 결과 검찰 CCTV 속의 화면과 정확히 일치했습니다.

경찰의 분신 사건 수사자료이자, 검찰청 내부자료인 CCTV 영상은 어떻게 조선일보에 유출됐을까?

[홍성헌/분신 목격자]
″그걸 누가 준 겁니까. 그거 주면 안 되는 거 아닙니까.″

유족과 건설노조가 고소한 지 두 달이 다 됐지만, CCTV 유출경로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MBC뉴스 차주혁입니다.

영상취재: 이상용 / 영상편집: 장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