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오유림

술 강요·성희롱 등 763건‥농협·수협 '직장 갑질' 여전

입력 | 2023-09-07 20:39   수정 | 2023-09-07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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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농협이나 수협에서 ′직장 내 갑질′ 사건이 잇따르자, 정부가 전국 지역 조합 100여 곳에 대해서 감독을 실시했습니다.

적발 사항만 7백 건이 넘었습니다.

오유림 기자가 자세히 전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지난 1월, 전북 장수군의 한 농협에서 일하던 30대 직원이 스스로 세상을 등졌습니다.

원인은 ′직장 내 갑질′이었습니다.

직장상사가 개인 돈으로 ′킹크랩′을 사오라고 요구하거나, 내부전산망 접속도 되지 않는 컴퓨터를 주고, 정상적인 일을 맡기지 않았습니다.

작년에는 지역의 한 새마을금고에서 여직원들에게 밥을 짓게 하거나, 빨래를 시키는 노골적인 성차별과 직장 갑질이 MBC를 통해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MBC 보도 직후 고용노동부가 새마을금고와 신협에 대한 조사를 벌인데 이어 올해는 농협과 수협 등 113곳을 대상으로 2차 조사를 실시했습니다.

그 결과 2차 조사에서만 모두 763건의 위반 사항이 적발됐습니다.

임금체불이 214건으로 가장 많았고, 비정규직 차별과 성차별 7건, 근로시간 위반 33건이 드러났습니다.

축협의 한 임원은 고객과의 식사자리에서 여직원에게 술을 따르고 마실 것을 강요했고, 직원이 거절하자, 다른 지점으로 보복성 발령을 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신협의 한 임원은 회식자리 중 여직원에게 성희롱을 저지르기도 했습니다.

[이정식/고용노동부 장관]
″아직도 현장에서 우리 문화와 관행이 바뀌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매우 그 심각성이 큽니다. (정부는) 노동법 준수를 지원하되 불법행위는 법과 원칙에 따라…″

하지만 전체 적발 763건 가운데 검찰에 사건을 송치한 건 술자리 강요 단 1건, 과태료 부과가 35건이었고 720여 건은 시정지시에 그쳤습니다.

[박점규/직장갑질 119 운영위원]
″불법에 대해서 철저하게 처벌하면 예방 효과가 나오거든요. 작은 기관일수록 감시자가 없고 노동조합이 없어서 불법이나 직장 내 괴롭힘이 많이 발생하는데 시정 지시만 하고 말아버리니까.″

농협중앙회 등은 앞으로 직장 내 괴롭힘 조사시스템을 구축하고, 교육 등을 통해 조직문화를 바꿔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오유림입니다.

영상취재 : 이상용 / 영상편집 : 장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