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전재홍

벽돌로 '임시 묘비'‥리비아 대홍수 수습 '속수무책'

입력 | 2023-09-18 20:23   수정 | 2023-09-18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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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리비아 대홍수 발생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피해 규모가 너무 크다 보니 신원 확인도 못 하고 시신을 매장하고 있고, 사망자와 실종자 수를 집계하는 데도 혼선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전재홍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집안에 가구가 어지러이 널브러져 있습니다.

거실은 여전히 뻘이 가득해 신발조차 신을 수 없을 지경입니다.

[일함 알 티비아니/데르나 주민]
″감정이요? 제가 무슨 감정을 느끼는지도, 표현할 수도 없고, 제 눈에 죽음을 보았고, 제 눈 앞에서 가족이 죽을 것을 보았고, 무엇이든 붙잡고 싶었습니다.″

끊긴 도로를 복구하기 위한 중장비가 쉴 새 없이 고장 난 자동차를 들어 올립니다.

폐허로 변한 건물의 철근을 곡괭이로 치워보기도 하고, 구조견을 동원해 아직 살아있을 사람들을 수색해 보기도 합니다.

생존자들은 전염병을 우려해 신원을 확인하기도 전에 시신을 땅에 묻기에 급급한 상황.

이 때문에 시신을 묻고 벽돌로 묻은 곳을 표시해 둔 집단 묘지도 등장했습니다.

유엔이 발표한 사망자 수도 크게 바뀌었습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은 현재까지 공식 집계된 사망자는 3천9백여 명이며, 실종자는 9천여 명이라고 밝혔습니다.

당초 발표했던 만 천여 명 사망에 만여 명 실종보다 숫자가 크게 줄어든 겁니다.

이는 ′부정확한 집계로 공포를 조장할 필요 없다′는 리비아 정부의 입장에 따른 수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유엔은 태풍 다니엘의 영향으로 무너져 대홍수를 일으킨 2개의 댐 이외에 다른 2개의 댐도 엄청난 수압을 받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다만, 리비아 정부는 유엔이 우려를 보인 두 댐의 상태가 좋고 수압을 낮추기 위한 펌프도 설치돼 있다며, 보고가 잘못됐다고 반박했습니다.

MBC뉴스 전재홍입니다.

영상편집 : 김창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