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현지호

또래 살인범 정유정, 우발 범죄 주장 접고 "계획 범행 인정"

입력 | 2023-09-18 20:30   수정 | 2023-09-18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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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또래 여성을 무참히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정유정이 첫 공판에서 자신이 미리 범행을 계획했다고 인정했습니다.

그동안 정유정은 직접 계획범죄가 아니라고 부인해왔지만 입장이 180도로 바뀐건데요.

현지호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검찰 송치 전 경찰서 앞에서 모습을 드러낸 정유정은 차분한 어투로 처음부터 계획된 범죄임을 부인했습니다.

[정유정]
″<실종사건으로 위장하려고 했습니까?> 제정신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이후 공판준비기일에도 직접 출석해 계획 범행을 적극 부인했습니다.

오늘 자신의 첫 공판에 나온 정유정은 카메라를 발견하자 안경을 고쳐쓰더니, 교도관 등 뒤로 붙어 서둘러 법정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곤 변호인을 통해 기존 진술을 번복하고 계획적 범행임을 인정했습니다.

변호인은 그러나 정유정이 갑자기 공소사실을 인정한 배경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습니다.

[정유정 변호인]
″<우발적인 범행이었다고 했다가 그 진술이 철회됐는데 그 이유가 있습니까?> …″

검찰은 첫 재판에서 220여 개에 달하는 증거를 제시했습니다.

정유정이 범행 도구들을 미리 준비했고, 피해자의 집에 방문할 때 CCTV에 찍히지 않으려고 다른 층 계단을 이용한 점 등을 들어 우발적 범행 주장을 반박하는 데 집중됐습니다.

재판정에 나온 정유정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미 검찰 조사 과정에서 계획적 범행임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유정은 범행을 후회한다는 등의 내용으로 재판부에 10차례의 반성문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구영/형사전문변호사]
″감형 사유 중 하나가 피고인이 진지하게 반성을 하고 있다 (여부인데…) 이런 것들은 사실 판사님이 판단할 수 있는 게 반성문밖에 (없습니다.)″

검찰은 정유정이 살인을 저지르기 이전 온라인 중고 거래앱을 통해 또 다른 피해자를 물색해 살인을 저지르려 했다는 혐의 2건에 대해서는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했습니다.

MBC뉴스 현지호입니다.

촬영: 손영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