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송서영

"모든 아픈 이를 비추는 따뜻한 별"‥'소록도 천사' 故 마가렛 간호사

입력 | 2023-10-04 19:20   수정 | 2023-10-04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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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40년 가까이 소록도에서 한센인들을 보살폈던 ′소록도 천사′, 마가렛 피사렉 간호사가 최근 영면에 들었습니다.

오갈 데 없는 한센인들에게 ′할매′ ′엄마′로 불렸던 고인의 선종에 추모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송서영 기자가 전해 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서울 중구 대한간호협회 회관 앞.

한 분향소 앞에 추모객들이 줄지어 조의를 표합니다.

환하게 웃는 영정 속 고인은 고 마가렛 피사렉 간호사.

무려 40년 가까운 세월 전남 고흥군 소록도에서 한센인들을 보살펴 ′소록도의 천사′라 불렸습니다.

[김영경/대한간호협회 회장]
″세상 모든 아픈 이를 비추는 따뜻한 별이 되신 선생님. 대한민국 50만 간호사 모두는 선생님을 언제나 기억하겠습니다.″

폴란드 출신의 고 마가렛 간호사는 오스트리아 간호대학을 졸업한 뒤 1966년부터 2005년까지 전남 고흥군 소록도에서 한센인을 돌보며 봉사했습니다.

더러 ′수녀님′으로 불리기도 했지만 ′할매′ ′엄마′란 애칭을 훨씬 반겼다고 합니다.

[고 마가렛 피사렉 간호사 (지난 2016년)]
″행복하게 살았어요. 저기(소록도)에서. 아주 좋았어.″

나빠진 건강 탓에 2005년 오스트리아로 돌아갈 때에도 ″섬 사람들에게 부담을 줄까봐 조용히 떠난다″며 편지 한 장만을 남겼습니다.

귀국 후 치매 등 지병에 시달리며 요양원에서 여생을 보낸 고인은 지난달 29일 인스부르크의 한 병원에서 대퇴골 골절 수술을 받다 눈을 감았습니다.

서울에 마련된 분향소에는 대한간호협회 관계자는 물론, 시민들의 추모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김경애/대한간호협회 이사]
″저도 간호사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 마가렛 수녀님의 어떤 환자를 위한 희생정신을 깊이 공감하고요. 평생을 봉사하셨다는 것에 대해서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마음으로 분향을 했습니다.″

영원한 ′소록도 할매′로 기억되고 싶다던 마가렛 간호사의 장례는, 그가 숨을 거둔 오스트리아 요양원에서 오는 7일 엄수됩니다.

MBC뉴스 송서영입니다.

영상취재: 독고명/영상편집: 조기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