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들어 감사원의 실세로 꼽혀온 유병호 사무총장이 오늘 고위공직자 범죄수사처에 출석해, 지금 이 시각까지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유 총장은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의 사퇴를 압박하기 위해 표적 감사를 했다는 의혹으로 고발을 당했는데요.
5차례 출석 통보에 불응하다, 두 달여 만에 공수처에 나왔습니다.
공수처에 나가 있는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박솔잎 기자, 아직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거죠?
◀ 기자 ▶
네, 감사원 유병호 사무총장이 오전 10시쯤 출석해, 현재 10시간째 조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국정감사나 예산 일정을 이유로 5차례 출석 통보에 불응하던, 유 총장은 두 달만에 주말로 일정을 맞춰 나왔습니다.
입장을 묻자 취재진에 대한 인사로 대답을 대신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
″귀한 주말인데 가족분들과 주말 행복하게 쉬십시오. 먼 걸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출석 불응 이유에 대해) 여러가지 비판도 나왔습니다.>
″그거야 통보방식 자체가 위법이었죠…″
<′시간끌기′란 지적도 있었는데요.>
″그런 것 없습니다.″
문재인 정부 당시 월성원전 경제성 조작 의혹을 감사하다, 감사일선에서 배제됐던 유 총장은, 윤석열 정부 들어 핵심요직으로 복귀했습니다.
이후 전 정부를 겨냥한 감사를 주도하며 감사원 실세로 꼽혀왔습니다.
◀ 앵커 ▶
공수처가 지금 수사하는 것도, 전현희 전 위원장, 그러니까 문재인 정부 때 인사를 표적감사했다는 의혹 관련해서 아닙니까?
◀ 기자 ▶
네, 유 총장이 고발된 혐의부터 정리해보면, 감사원은 지난 6월 국민권익위원회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전현희 전 위원장은 ″1년 가까이 감사하고서, 대부분 사안이 경미해 책임을 묻지 않는 ′불문′ 결정이 나왔다, 사퇴압박용 표적감사였다″며 유 총장 등을 고발했습니다.
360쪽 분량의 질문지를 준비한 공수처는, 제보 신빙성이 낮은데도 감사를 강행했는지, 주심 감사위원 결재도 없이 감사보고서를 공개한 경위는 뭔지 따져묻고 있습니다.
반면, 유 총장은 아무 문제가 없는 감사라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유 총장은 조사실에서 저녁식사도 했는데요.
심야조사에 협조하기로 했는지, 아니면 추가 출석이 필요할지는 아직 불확실합니다.
다만, 진술이 제대로 반영됐는지 조서 검토에도 제법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오늘 조사는 밤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