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송서영

[제보M/단독] 가르치는 게 취미라 무료 과외 한다더니‥"피멍 들게 폭행"

입력 | 2023-12-18 20:26   수정 | 2023-12-18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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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한 20대 남성이 무료로 과외를 해주겠다면서 수험생을 유인해서, 체벌을 가장해 학생을 폭행한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수능 점수는 올려야겠고, 과외비는 부담스러운 수험생의 처지를 악용한 건데요.

허벅지 타박상으로 전치 3주의 진단을 받은 해당 학생은 이 남성을 고소할 예정입니다.

제보는 MBC 송서영 기자가 단독으로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22살 김 모 씨는 지난달 수험생 카페에서 ′무료로 과외해준다′는 글을 발견했습니다.

최근 본 수능도 결과가 안 좋아 4수를 하고 싶었지만 부모님이 반대하는 상황이었습니다.

[피해자 김 씨 (가명/음성변조)]
″정말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하자는 마음으로 연락하게 되었어요. 아무래도 제 실력으로 혼자 준비하기엔 너무 무리가 있을 것 같아…″

채팅을 통해 문의를 하자 1등급 수능 성적표부터 보여줬습니다.

또 ′가르치는 게 취미다′, ′인서울, 이름 대면 다 아는 대학′ 학생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약속을 잡았고, 지하철역으로 마중을 나온 20대 남성은 김 씨를 자기 집으로 데려갔습니다.

이어 본격적인 수업 전에 숙제를 내주겠다고 하더니 안 해오면 한 문제당 한 대씩 때리겠다″고 했습니다.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절박한 마음이 더 컸습니다.

[피해자 (음성변조)]
″계속 수능 준비 본인 고집대로 하다가 이렇게 된 것 같은데 이제부터 무조건 내 말을 들을 것을 강조하였고…″

하지만 이 달 초 2번째 수업에서, 남성은 본색을 드러냈습니다.

김 씨가 숙제를 다 해오자 갑자기 휴대전화를 보여달라고 하더니, ′많이 썼다′는 꼬투리를 잡았습니다.

이어 김 씨에게 자신이 준비해 둔 반바지로 갈아입으라고 한 뒤 무릎을 꿇리고 회초리로 맨 허벅지를 때리기 시작했다는 게 김 씨 설명입니다.

[피해자 (음성변조)]
″4대쯤 맞았을 때 진짜 너무 아파서 ′저 너무 아프다′고 중간에 말씀드리니까 ′아프라고 때리는 거야′라고 말씀하셨고…″

순식간에 벌어진 황당한 상황에 김 씨는 과외를 그만두겠다고 했지만 남성은 김 씨를 회유했다고 합니다.

[피해자 (음성변조)]
″′난 너 정신 차려서 대학 보내려고 한 거고 기회 두 번은 안 온다′라고…″

집에 돌아온 김 씨는 심한 타박상과 혈종으로 전치 3주 진단을 받았고 이 일을 수험생 카페에 알렸습니다.

그제야 남성은 사과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한 곳만 때리면 문제가 생길까 봐, 체벌하고 냉찜질을 하기 위해 반바지를 입힌 것″이라며, ″나쁜 의도는 없었다″는 겁니다.

그런데 남성이 유인한 건 김 씨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무료 과외 연락한 학생 (음성변조)]
″′자기는 저번 학생도 때리면서 가르쳤다′면서 ′자기한테 과외를 받으려면 너도 맞아야 한다′고 계속…″

[차명재/피해자 측 변호사]
″(과외) 교사라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서 피해자의 심리를 지배한 뒤 체벌 동의를 받았다는 명목하에 육체적 정신적 가해 행위를 가한 심각한 범죄입니다.″

남성은 MBC와의 통화에서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기자-가해자 (음성변조)]
″<과외 학생분께서 허벅지 크게 다친 건 관련해서 취재하고 있는데 말씀 좀 여쭐 수 있을까 해서 연락드렸는데요.> 갑자기요? <과외하신 선생님 아니신가요?> 누가 그런 말을 하죠?″

하지만 전화를 끊고 5분도 지나지 않아 김 씨에게 ″얘기 좀 할 수 있느냐″며 메시지를 보낸 걸로 파악됐습니다.

김 씨는 남성을 상해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할 예정입니다.

MBC 뉴스 송서영입니다.

영상취재 : 이원석 / 영상편집 : 조민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