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이문현

'쓴 오이' 먹고 '뜀뛰기'‥'굴욕적 갑질' 왜?

입력 | 2023-06-22 07:25   수정 | 2023-06-22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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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회사가 직원들에게 쓴맛 나는 채소를 억지로 먹이고 굴욕적인 얼차려를 가하는 일이 최근 중국에서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직원들은 제대로 불평조차 토로하기 힘들다는데요,

그이유가 뭔지, 베이징 이문현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중국 장쑤성의 한 교육업체.

직원 12명이 오이처럼 보이는 초록색 채소를 먹는데, 표정이 좋지 않습니다.

이들이 먹는 건, 열대 식물인 여주.

이른바 ′쓴 오이′로 불리는데, 특유의 쓴맛과 설사를 유발하는 성분 때문에 주로 익혀먹습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들은 전화 영업을 하는 직원들인데, 실적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 벌칙으로 생 여주를 먹는 겁니다.

회사 측은 강요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장쑤성 교육업체 관계자]
″직원들이 스스로 정한 것(규칙)이다. 회사는 (여주 먹는 걸) 강요한 적이 없다.″

누리꾼들은 이 주장에 코웃음을 치며, ″이런 굴욕적인 방법이라면 해고가 낫다″, ″도대체 월급을 얼마나 주길래 이러냐″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작년 9월, 한 부동산 회사에서도 여성 직원이 직원 30명 앞에서 하이힐을 신고 ′개구리 점프′ 50회를 강요당했다면서, 기자 앞에서 당시 상황을 재현해 보였습니다.

[뜀뛰기 피해 직원]
″저는 이렇게 뛰었어요. 그런데 매니저가 폭이 작다고 안된다고 하면서, 더 크게 뛰라고 했어요.″

업무 시간 중 잠시 자리를 비웠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지난달 중국의 청년 실업률은 20.8%,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올해 중국의 대학 졸업생들은 1,158만 명. 서울시 인구보다 217만 명이나 더 많습니다.

이들까지 본격적으로 취업시장에 뛰어들면, 일자리 구하기는 더 팍팍해 질 텐데요.

때문에 여주 먹기, 하이힐 뜀뛰기 같은 굴욕적인 갑질에도 청년들이 문제 제기를 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베이징에서 MBC뉴스 이문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