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임소정

배우에서 화가로 돌아온 박신양, "전시도 연극처럼"

입력 | 2024-01-07 20:21   수정 | 2024-01-07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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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폭넓은 연기를 선보여온 배우 박신양 씨가 이번에는 화가로 첫 데뷔전을 열었습니다.

작품 속 ′캐릭터′가 아닌 진짜 자신의 이야기를 그림에 담았다고 하는데요.

주말 문화앤톡, 임소정 기자가 만나고 왔습니다.

◀ 리포트 ▶

커다란 합판을 흰 물감으로 메우는 것에서부터 그림은 시작됩니다.

화가 박신양.

이 거대한 캔버스와 씨름을 해온 지 벌써 10년이 됐습니다.

그림과 운명처럼 만난 건 배우가 되기 훨씬 전의 일입니다.

[박신양/배우·화가]
″자그마한 미술관에 들어갔는데 나하고 그림하고 둘이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그로부터도 십수 년 뒤, 갑자기 찾아온 ′그리움′ 때문에 처음 붓을 들었습니다.

[박신양/배우·화가]
″친구가 그리워서 그리기 시작했는데 정신 차려 보니까 지금 여기에 와있는 겁니다.″

보고 싶은 이들을 그리면서 가장 그리운 건 진짜 ′나 자신′이었단 걸 깨달았습니다.

멜로와 로맨틱 코미디, 장르물까지 수많은 영화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큰 사랑을 받으면서도, 갈증이 남아있었던 겁니다.

[박신양/배우·화가]
″저를 영화나 드라마에 나왔던 사람(캐릭터)으로 너무나 자연스럽게 대하시는 거죠. 나는 그 사람이 아닌데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하게 됐어요.)″

맡은 역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몰입하기로 유명한 배우.

등짐을 묵묵히 짊어진 화폭 속 ′당나귀′는 그런 그를 닮아있습니다.

[박신양/배우·화가]
″무엇을 굉장한 뚝심으로 추구하는 사람들, 그런 걸 당나귀스럽다 생각을 하고…″

그림을 공개하는 방식도 오랜 시간을 바친 ′무대′에서 따왔습니다.

[박신양/배우·화가]
″연극에선 제4의 벽이라고 합니다. (관람객이) 제가 작업하는 모습을 보게 되는 겁니다. 어떻게 보면 이 전체가 전시이고…지금 전시 속에 들어와 계신 거죠.″

앞으로도 배우로, 화가로, 진심을 다해 ′표현′하겠다는 박신양.

그는 인물에 숨을 불어넣듯 연기해온 것처럼 ′살아있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 말했습니다.

[박신양/배우·화가]
″(연기를 할 때 인물을) 살아있게 만드는 시도들을 많이 해요. (그림을 그릴 때도) 움직임을 담지 못하면 죽어 있는 정물이 되는 거잖아요.″

MBC뉴스 임소정입니다.

영상취재: 장영근 / 영상편집: 송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