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2로 강등된 수원의 새 사령탑, 염기훈 감독이 승격을 위해 축구 인생을 걸겠다고 밝혔습니다.
오늘 취임 기자회견에서 ′쿠데타′라는 단어를 언급하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는데요.
손장훈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해 벼랑 끝에 몰린 수원의 감독 대행을 맡았지만 사상 첫 2부리그 강등을 막아내지 못하고 눈물을 쏟았던 염기훈.
[염기훈/당시 수원 감독 대행(지난해 12월)]
″저희 팬들께 정말 죄송하고, 정말 사과드리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이틀 전, ′대행 꼬리표′를 떼고 정식 사령탑으로 선임된 염기훈 감독은 ′축구 인생을 걸겠다′는 비장한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염기훈/수원 감독]
″오로지 (1부 리그) 승격 하나만 바라보고 있고요. 특히 팬들께서 걱정하시는 부분 저도 충분히 알고 있고요. 저는 모든 걸 걸었습니다. 진짜 모든 걸 걸고, 여기서 잘못되면 저는 책임질 자신도 있고요.″
′지원 시스템이 열악한데 레전드만 희생시킨다′는 우려와 함께 지도자 경력이 짧다는 이유로 감독 선임을 반대하는 팬들도 많았지만 염기훈 감독은 정면 돌파를 선언했습니다.
[염기훈/수원 감독]
″′경험이 없어서 힘들다′, ′경험이 없어′ 이런 거는 저는 받아들일 준비가 됐고요. 밤낮 안 자면서 더 상대 팀을 이기려고 제가 노력할 자신이 있습니다.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을 안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이 팀을 너무 좋아하고, 이 팀을 쉽게 떠나고 싶은 생각이 절대 없습니다.″
지난해 현역 은퇴를 1년 미루고 플레잉 코치로 시즌을 시작해 9월엔 감독 대행, 그리고 사상 첫 2부 리그 강등까지.
팀의 운명만큼이나 가장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김병수 전 감독을 밀어내고 지휘봉을 잡았다는 일부의 곱지 않은 시선에 대해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염기훈/수원 감독]
″은퇴할 것을 생각해서 제가 P급 (지도자 과정)을 준비한 거지, ′김병수 감독님을 내보내기 위해서 제가 P급 (지도자 과정)을 갔다′… 정말로 그게 증거가 있다면 말씀하시고요. 진짜 아내가 맨날 울었습니다. ′쿠테타′라는 이 한마디 때문에. 제가 좋아하는 우리 수원 팬이라도 이건 용납할 수 없습니다.″
주축 선수들의 이탈이 예상되는 가운데 염 감독이 중요하게 내세운 건 기본과 규율.
이제 맏형이 아니라 진짜 감독으로 완전히 달라질 거라고 예고했습니다.
[염기훈/수원 감독]
″(감독으로서) 무슨 결정은 팀을 위해서 결정할 거다. 너희들이 서운해도 나는 어쩔 수 없다. 제가 항상 허허 웃고 그런 모습을 많이 보셨을 텐데, 다른 때보다 더 단단하고 깐깐한 감독이 될 예정으로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