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부터 사는 지역과 소득수준에 상관없이 난임 시술비를 지원하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난임부부들의 부담은 크다고 합니다.
′기다리는 한이 있어도 포기는 할 수 없다′는 난임부부들.
허원철 영상기자가 만났습니다.
◀ 리포트 ▶
이른 새벽, 어느샌가 은애 씨에게 익숙해진 시간입니다.
[탁은애/43세]
″신선(배아)8차 동결(배아)2회차 했어요. 공난포(난자 없는 난포)를 본 이력이 있어서 병원을 알아보다가…저희가 믿고 시술받을 수 있는 선생님을 찾아서 가는 거죠.″
어렵게 찾은 병원에는 은애 씨가 기다리는 결과가 있을까요?
[의사]
″안타깝지만 이 배아는 이식하기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탁은애/43세]
″네..″
계속되는 시도 속에 실패가 거듭되면서 부담 역시 쌓여갑니다.
[탁은애/43세]
″PGT 검사 비용은 정부에서 지원해 주는 게 없고, 전적으로 저희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기 때문에 실패 횟수가 늘수록 저희한테도 그게 부담이고…″
[김지향/산부인과 교수]
″우리나라 분들이 평생 난임 시술을 몇 번 하나 보면, 최소 3.7회거든요. 40대 넘어가면 7회, 8회, 9회, 훨씬 넘어가죠. 그게 누적이 되다 보면, 거의 자기가 드는 비용이 어마 무시하게 든다는데 여전히 지원사업이 많아도 금전적인 부분이 가장 큰 허들이거든요.″
시술이 있는 날마다 무급 단축근무를 하는 수희 씨.
수입은 줄고 지출은 늘어가는 이 상황이 야속하기만 한데요.
″(난포가) 하나 그대로인 거죠?″
″난포가 제대로 자라지는 않았고, 확 성장하지는 않았어요.″
″네..″
현실을 마주하면 마주할수록, 마음은 무거워져만 갑니다.
[문경용/산부인과 전문의]
″양수희 님 나이에 비해서 난소 기능 저하가 심해서, 난자가 적게 남아 있고 앞으로 시도할 수 있는 시간이 조금 짧은 건 사실이지만, 그런 걸 같이 노력할 테니까…″
[양수희]
″시험관 시술이라는 게 어떻게 보면 저한테는 시한부거든요. 저는 이제 폐경에 가깝기 때문에 휴직해서 시험관 시술을 진행하고 싶었는데 그게 현실적으로 불가하니까…차선책으로 단축 근무를 해서…″
[김지향/산부인과 교수]
″임신 시도라는 건 한때고 골든타임 놓치면 불리해지는 거잖아요. 난임 치료는 특성상 2주 이내에 굉장히 다회 방문을 해야 되고, 그날 눈치 안 보고 병원에 올 수 있게 사회가 도와줘야 된다고 봅니다.″
힘들고 또 힘들어도, 낳고 싶은 이유가 있습니다.
[양수희]
″사실 뭐 크게 바라는 건 없고, 그냥…배우자 닮은 아이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네. 그래서 임신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