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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욱
[지구한바퀴] 도로·터널 옆에 멸종위기종 산양이‥"눈 피해 내려왔더니 로드킬 위험"
입력 | 2024-02-07 20:32 수정 | 2024-02-07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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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
강원도 산지에 많은 눈이 내리면서 산양들이 도로와 민가 주변에서 많이 목격되고 있습니다.
먹이를 찾아 내려온 건데, 로드킬 위험이 높습니다.
설악산 여기저기서 목격되는 산양과 보호대책에 대해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설악산을 관통하는 터널.
터널 출입구 앞산을 깎은 곳에 낯선 동물들이 위태롭게 서 있습니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이자 천연기념물인 산양입니다.
깊은 산에 살며 사람 눈에 잘 띄지 않는 동물이지만 터널 입구에서만 모두 6개체가 확인됐습니다.
가파른 절개지에서 키 작은 나무의 가지를 뜯어 먹고 있습니다.
터널 반대쪽 출입구 근처에서도 6마리가 추가로 목격됐습니다.
지금 미시령 옛길 도로 한 30미터가량 떨어진 곳에 지금 산양 한 마리가 저를 빤히 쳐다보고 있습니다.
설악산 신흥사에서는 경내에서 태연하게 풀과 나무를 뜯어먹는 산양도 목격됐습니다.
몇 년 새 큰 눈이 없다가 이번 겨울 눈이 많이 내리면서 산양들이 먹이를 찾아 도로와 마을 주변으로 내려온 겁니다.
[우동걸/박사·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 포유류팀]
″주변의 절개지나 특히 남사면의 도로 눈이 좀 빨리 녹는 특성이 있어서 먹이 활동을 할 때 조금 유리하다는 점이 있고요.″
산양들이 이렇게 사람들 눈에 많이 띄는 것은 결코 좋은 상황은 아닙니다.
위험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미시령터널 입구 쪽은 절개지와 도로 사이에 별도 차단시설도 없어 산양이 도로에 떨어지거나 나올 가능성도 없지 않습니다.
전국 산악 지대 곳곳에 생긴 아프리카돼지열병 차단 울타리도 산양의 삶을 위협합니다.
서식지가 단절되기 때문입니다.
도로와 울타리에 둘러싸인 좁은 지역에서 산양과 노루 여러 마리가 한데 모여있는 모습이 확인되기도 했습니다.
[박그림/녹색연합 공동대표]
″(예전에는) 산양들이 이렇게 많이 보이지는 않았어요. 근데 그걸(울타리) 설치한 이후에 산양들이 단절로 인한, 서식지 단절로 인한 고립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용량이 줄어든 도로의 생태 복원과 아프리카돼지열병 차단 울타리의 효과에 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정인철/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사무국장]
″특정 시기에는 도로에 차량이 다니지 않고 야생동물들이 좀 더 마음 편히 이동할 수 있는 그런 여건을 형성해주는 것이 더 적극적인 행정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관심과 보호노력으로 산양의 개체수는 점차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존 도로와 울타리에 더해 곧 설악산 케이블카까지 착공되면 산양이 마음 놓고 서식할 공간은 더욱 줄어들 겁니다.
MBC뉴스 김민욱입니다.
영상취재 : 이준하 / 영상편집 : 최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