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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성
계속된 폭설에 무릎 높이까지 쌓인 눈‥곳곳 산간마을 고립
입력 | 2024-02-22 20:01 수정 | 2024-02-22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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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이렇게 폭설이 쏟아지면서 강원 산간에는 외부와의 교통이 끊어진 마을들이 생겼습니다.
70cm 가까운 눈이 쌓여서 도로는 다 통제되고, 걷는 것조차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나이 많은 마을 주민들로선 이 눈 치우는 것도 예삿일이 아니라고 합니다.
김인성 기자가 폭설로 고립된 강릉의 한 산골마을에 가봤습니다.
◀ 리포트 ▶
이곳은 강릉시 왕산면의 한 산골 마을입니다.
대략 50여 세대의 주민들이 살고 계신데요.
사흘째 폭설이 내리고 있지만 사람들이 오간 흔적이 하나도 없습니다.
폭설 속에 주민들이 어떻게 지내고 계신 지 제가 한번 들어가 보겠습니다.
온통 하얗게 변한 산간마을.
길 건너편 마을로 이어지는 다리에는 사람 발자국 하나 없습니다.
눈이 어른 무릎 높이까지 쌓여 걷는 것도 어렵고 차량 통행도 불가능합니다.
사실상 고립된 겁니다.
[장호범/강원 강릉시 왕산면 도마2리]
″병원에 가야 되는데 못 가고 그만 이러고 있는 거예요. <병원에 왜 못 가셨죠?> 나갈 순 있는데 갔다가 못 들어올까 봐.″
주민 대부분이 고령이어서, 눈을 치우기도 쉽지 않습니다.
마을에는 제설작업에 사용하는 트랙터가 있는데, 지난밤 내린 눈을 치우다 눈길에 빠졌습니다.
[오하식/강원 강릉시 왕산면 도마2리]
″마을 길 치우다가 언덕에서 내려오다 미끄러져서 지금 트랙터가 이렇게 빠져 있는 상태입니다. <눈 치우는 작업을 못 하시니까 마을 안쪽 주민들은 다…> 고립이죠. 고립된 거죠, 지금.″
강릉과 정선을 이어주는 고개 삽당령은 그래도 사정이 나은 편입니다.
곳곳에서 제설 작업이 진행되면서 차량 통행이 가능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하루 두 번 다니는 시내버스가 운행을 중단해 주민들은 3km가 넘는 거리를 걸어다녀야 합니다.
[전영옥/강원 강릉시 왕산면 고단2리]
″지금 걸어 올라오느라… 여기 차가 못 다니잖아요. 차가 못 와요. 길이 좋아지면 또 버스가 와요. <그럼 힘드시잖아요?> 아이, 힘이 들어도 아직까지 걸을 만해요.″
백두대간 자락 한가운데 마을에서는 주민들이 트랙터를 끌고 나와 자발적으로 제설작업을 벌입니다.
[최종세 /강원 강릉시 왕산면 고단2리]
″주민들이 안 치우면 그냥 다 고립인 거죠. <집집마다 다니면서 막혀 있는 데 치워주시는 거예요, 눈을?>아무래도 좀 동네 젊은 사람들이 나서서 그런 거는 하는 건 있죠.″
사흘간 폭설이 이어지면서 눈 속에 파묻힌 산간마을 주민들.
외부와의 단절을 피하기 위해 어느 때보다 바쁜 하루를 보내야 했습니다.
MBC뉴스 김인성입니다.
영상취재 : 김인성 (강원영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