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AI를 구성하는 차세대 첨단 반도체 시장을 둘러싸고, 전 세계 기업과 국가들의 선점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의 우위를 첨단 반도체 분야에서도 이어갈 수 있을지, 기회와 위기의 양면을 이성일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 리포트 ▶
′2056년 나이지리아 한 도시에 사는 주민들의 아름다운 모습′을 그리라는 간단한 지시를 입력했을 때, 인공 지능이 그려 낸 영상입니다.
원하는 화면을 설명하는 지시문이 구체적일수록, AI가 내놓는 화면도 정교해집니다.
1년여 전 챗 GPT 등장에 자극받아 기술 기업들이 인공 지능의 쓰임새를 새로 찾으면서, 인공 지능용 데이터 센터에 최적인 반도체-GPU 시장을 독점한 엔비디아는 매출·이익이 급격히 늘었고, 주가도 3배 넘게 올랐습니다.
애플·구글 같은 빅테크 기업마저 돈을 들고 기다리게 할 만큼 품귀 현상을 빚고 있기 때문입니다.
챗GPT를 개발한 오픈AI·마이크로 소프트는 인공 지능 반도체를 스스로 만들겠다고 나섰습니다.
5년 안에 800조 원 규모로 예측되는 반도체 시장이 새롭게 열리는 것은 우리 반도체 기업들에게도 기회입니다.
이미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설계한 인공지능용 반도체 보드에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탄탄대로가 기다리는 것은 아닙니다.
스마트폰 같은 첨단 전자제품의 경우, 미국이 설계한 제품을, 동아시아에서 조립해 세계 시장에 파는 국제 분업 체제 아래 만들어졌습니다.
이때, 부가가치 높은 핵심 반도체 제조는 대만과 우리 기업들 차지였습니다.
하지만, 인공 지능 반도체 산업에서는, 정부 지원을 등에 업은 미국·일본 업체들이 한동안 손을 뗐던 핵심 반도체 제조에 진입할 기회를 노리고 있습니다.
당장은 우리 제조 기술이 앞서지만, 새 경쟁자 등장은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정형곤 선임연구위원/대외경제정책연구원]
″지금 (일본의) 구마모토 같은 경우도 보면, TSMC가 들어와 공장을 완성하는데 한 20개월에 다 해결된다고 하는 말이 들리지 않습니까? 생태계의 주도권을 누가 먼저 쥐느냐, 속도전이기 때문에 속도전 측면에서 우리 정부가 뒤져서는 안되겠다.″
일본도 대만 기업의 일본 공장 건설에만 10조 원을 보조할 만큼 적극적이고, 미국도 반도체 산업 지원금 660조 원을 미국 기업부터 우선 지원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새롭게 짜여지는 인공지능 반도체 산업을 선점하기 위한 반도체 기업들의 생존 경쟁이 시작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