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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선
"양수 터질 때까지 일 시켜 죽고 싶었다"‥결혼이주여성 10명 중 7명 '차별 경험'
입력 | 2024-03-08 20:28 수정 | 2024-03-08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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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오늘은 세계 여성의 날이죠?
한국 남성과 결혼해서 국내에 정착한 결혼 이주 여성들은 언어와 문화적인 차이로 인해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들을 돕기 위해서 여성가족부가 전국 곳곳에 다문화 가족 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정작 그곳에서 일하는 여성들도 임금이나 처우에서 차별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이해선 기자가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 리포트 ▶
20년 전 결혼과 함께 한국으로 이주한 어르헝 씨는 여성가족부 소관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12년째 언어강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껏 버티기까지 쉽지 않았습니다.
첫째와 둘째를 임신했을 땐 육아휴직은 아예 말도 못 꺼냈습니다.
[어르헝/결혼이주여성 (가명, 음성변조)]
″결혼이주여성 두 분이 일하다가 임신하고 출산하게 됐는데 육아휴직 사용하다가 해고당했어요.″
셋째 때 어렵게 말을 꺼냈지만 ″출산휴가 90일만 사용하라″는 답을 들었습니다.
[어르헝/결혼이주여성 (가명, 음성변조)]
″밤에 양수가 터져서 카톡으로 애 낳으러 왔다고 얘기하고… 여성들은 임신하면 축복을 받아야 되는데 저는 축복받지를 못했고 슬펐어요.″
임금체계도 다릅니다.
중국에서 건너와 다문화센터에서 6년째 통번역사로 일하고 있는 강씨 월급은 3년차 한국인 직원 수준입니다.
몽골에서 온 이씨도 6년을 일했지만 급여는 경력에 한참 못 미친다고 말합니다.
한국 국적을 받았는데도 차별대우를 받는 겁니다.
[이 모 씨/결혼이주여성 (음성변조)]
″예를 들어서 사실 12년 차라고 하면 이 금액을 받아야 되는 거잖아요. 256만 4,900원을 받아야 되는데 실제로는 지금 받고 있는 게 207만 7,000원…″
이들 대부분 1년마다 계약을 갱신하는데 임금은 ″최저임금 이상 지급″으로 만 돼 있습니다.
애당초 통번역사, 언어강사 등 이들이 하는 사업에 대한 예산이 매년 딱 이 수준에 맞춰 배정되기 때문입니다.
반면 한국인 직원들은 여가부에서 내려준 호봉기준표대로 경력에 따라 임금 인상과 승진 기회를 보장받습니다.
공공운수노조 조사 결과 응답자의 82%는 호봉기준표에 적용되는 임금을 받지 못한다고 답했고 육아 휴직이나 태아 검진, 유급 모유 수유 시간을 제대로 제공 못 받고 있다는 답변도 나왔습니다.
[아루나/결혼이주여성 (가명, 음성변조)]
″일터에서 차별을 겪었다는 사람이 10명 중 무려 7명이 된다. 우리는 여성가족부에 말한다. 차별의 고통 속에서 아우성치는 이주 여성 노동자의 목소리에…″
여성가족부는 이에 대해 ″결혼이주여성들도 한국인 직원들과 동일한 호봉기준표가 적용되도록 처우 개선에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 뉴스 이해선입니다.
영상취재 : 이상용·한재훈·이주혁 / 영상편집 : 박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