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변윤재

[단독] 진실화해위 국장 "김정은한테 수만 명이 생일 편지"‥근거 따져 묻자‥

입력 | 2024-03-25 20:18   수정 | 2024-04-19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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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북한 김정은한테 생일 축하 편지를 쓰는 국민이 수만 명이다.″

국가권력에 의한 민간인 희생의 진실규명을 위해 설립된 진실화해위원회의 실무책임자가 직원들에게 보낸 메일에서 한 말입니다.

국가정보원 출신인 그는, 내부에서 논란이 일자 발언을 외부로 유출하지 말라, 내가 포렌식 전문가라고 경고까지 했다고 합니다.

주장의 근거가 뭐냐는 MBC의 질문에는 비밀 누설이라 말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변윤재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1월 2일, 진실화해위원회 조사1국 직원들은 직속상관인 황 모 국장으로부터 새해 인사가 담긴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황 국장은 ″약 1년 전까지 안보의 현장에 있다가 이 자리에 있게 됐다″며 ″1월 8일, 북한 김정은이한테 매년 생일 축하편지 쓰는 대한민국 국민이 수만 명″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사람을 막아보고자 노력했지만 달성하지 못했다″면서, ″못 이뤘던 결실을 여기서나마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적었습니다.

신년사를 보낸 황 국장은 국가정보원 대공수사 분야 3급 공무원 출신으로, 김광동 위원장이 취임한 이후인 지난해 9월 공개채용을 통해 조사 1국장에 임명됐습니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국가권력에 의한 민간인 희생사건 등을 재조사하는 책임자로서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근거도 없이 국내에 용공 세력이 많다고 해놓곤, 위원회 활동을 통해 이들을 막겠다며 자신의 성향을 ′알고 있으라는 듯′ 노골적으로 드러냈다는 겁니다.

논란이 일자 황 국장은 공개석상에서 ″나는 포렌식 전문가″라며 직원들에게 외부 유출을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황 국장을 찾아가 발언 근거를 물어봤습니다.

[황 씨/진실화해위 조사1국장]
″<근거를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어쨌든 팩트를 말씀하신 거예요?> 제가 말씀을 못 드린다니까요. 왜냐하면 공무상 비밀 누설이기 때문에.. 제가 분명히 말씀드리잖아요.″

진실화해위 조사 책임자로서 부적절한 발언 아니었냐는 취지의 질문엔 ′간첩′ 얘기를 꺼냈습니다.

[황 씨/진실화해위 조사1국장]
″우리 직원들이 같이 일하는 건데 뭐가 문제예요? 내가 간첩을 잡으려고 했는데 문재인 대통령이 나보고 못 하게 했어요. 내가 왜 말을 못 해요?″

그러면서 자신의 신원이 노출될 경우 주변인들이 위험에 빠질 수 있다며 더 이상의 인터뷰는 거절했습니다.

김광동 위원장과 황 국장 등이 취임한 이후, 진실화해위는 일부 한국 전쟁 희생자들을 부역자로 판정하고 나서, 설립 취지에 역행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임재성/변호사]
″시대착오적인 마녀사냥, 빨갱이 잡기, 국민들을 친북 몰이를 해서 진실화해위원회를 장악하고 또 사유화해서 권력을 남용하고 있는 걸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진실화해위 측은 황 국장이 배포한 신년사에 대해 ″개인 의견이라 공식 의견을 내기 어렵다″고만 밝혔습니다.

MBC뉴스 변윤재입니다.

영상취재: 장영근 / 영상편집: 조민서

제목: [반론보도] <[단독] 진실화해위 국장 ″김정은한테 수만 명이 생일 편지″‥근거 따져 묻자‥> 관련

본문: 본 방송은 지난 3월 25일 <8시 뉴스데스크> 프로그램에서 <진실화해위 국장 ″김정은한테 수만 명이 생일 편지″‥근거 따져 묻자‥>라는 제목의 뉴스를 방송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하여 황 모 국장은 ″해당 신년사의 취지는 대한민국이 성장하면서 생긴 상처나 아픈 부분을 줄여나가 건강한 나라를 만들 책무가 진실화해위원회에 있다는 내용이다. 따라서 내가 신년사에서 위원회 활동을 통해 국내 용공 세력을 막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 아니다.″라고 밝혀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