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제은효

"오늘만큼은 여유롭게"‥소방관부터 운동선수까지 '멍때리기'

입력 | 2024-05-12 20:11   수정 | 2024-05-12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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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바쁜 일상 속에서 아무 생각 없이 있는 걸 겨루는, 이른바 ′멍때리기′ 대회.

올해 벌써 10주년을 맞은 대회에 다양한 시민들이 참여해 주말을 즐겼습니다.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서울 도심에서 연등 체험 행사도 열렸습니다.

제은효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제복을 입은 사람부터 수의사, 요리사에 쇼트트랙 선수까지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이 한자리에 앉았습니다.

가족끼리 함께한 경우도 많습니다.

누가 더 아무 생각을 하지 않는지를 겨루는, 이른바 ′멍때리기 대회′ 참가자들입니다.

[김용희·김하림·김하루/소방공무원]
″평소에는 출동을 계속해야 해서 긴장하거나 준비하는 삶을 살고 있는데, 휴식하고 충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기분이 훨씬 붕 떴고 제가 꼭 1등이 될 거예요.>

멍하게 있는 게 시간 낭비가 아니라 오히려 바쁜 일상에서 뇌를 쉬게 하는 게 필요하다는 취지로 열리는데, 올해로 벌써 10주년을 맞았습니다.

전공 지식을 살리겠다는 대학원생들부터

[이충섭·지환·양근보/생체신호 머신러닝 전공]
″어떻게 하면 침착하게 유지하면서 심전도를 측정할 수 있는지 노하우를 알고 있기 때문에..″

수능을 5번 본 유명 유튜버까지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김민우/유튜버 미미미누]
″상위권이 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성적이 기대만큼 안 나오면 멍때리기 대회도 5번 정도 하실 건가요?> ″기회가 있다면 일단 재수까지는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90분 동안 일정한 심박수를 유지하면서 졸아서도, 말을 해서도 안 됩니다.

규칙을 어기면 저승사자가 와 끌고 나갑니다.

최종 우승은 아나운서, 외국어 강사 등 여러 직업을 갖고 바쁘게 살고 있다는 30대 여성에게 돌아갔습니다.

***

종이를 자르고 붙이는 손이 부지런히 움직입니다.

직접 만드는 작은 연등에 소원을 담아봅니다.

[조주현·박준형]
″연등, 팔모등 만들고 있었어요.″ <어떤 소원 빌고 싶었어요?> ″항상 행복하기.″

[임남조·정아인·정다인]
″날씨도 너무 좋고 연등 행사 있다고 해서 가족들하고 나왔는데 색칠하는 것도 하고 여러 가지 많아서 좋은 시간 보낼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최고예요.>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어제 대규모 연등 행렬 행사에 이어 오늘도 서울 도심에서 풍물 놀이와 연등 체험 등 관련 행사가 이어졌습니다.

MBC뉴스 제은효입니다.

영상취재: 허원철, 나경운 / 영상편집: 허유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