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차주혁

[단독] 심야 로켓배송 시작된 제주‥1주 만에 배송기사 쓰러졌다

입력 | 2024-07-24 20:24   수정 | 2024-07-24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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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밤 12시 이전에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 7시까지 배송하는 쿠팡의 심야 로켓배송.

최근 쿠팡이 제주도에서도 심야 배송을 시작했는데, 일주일 만에 배송기사가 쓰러졌습니다.

차주혁 노동전문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툭하면 배송 지연에, 많게는 1만 원까지 더 내는 도서산간 배송비.

제주도에서 쿠팡은 필수입니다.

[배수진/제주도민]
″우선 배송비가 무료이기도 하고, 빠른 배송 때문에 사용하기도 하고‥″

쿠팡은 제주1, 2, 3캠프를 거점으로 지난 11일부터 심야 로켓배송도 시작했습니다.

부족한 인력은 타 지역 배송기사들로 메우고 있습니다.

[쿠팡 배송기사 (음성변조)]
″다른 지역에서 출장 왔어요. <원래는 어느 지역에서?> 광주에 있습니다.″

새벽 1시 반, 제주1 캠프로 트럭들이 쉴 새 없이 드나듭니다.

장마철에 시작된 심야 배송이라, 지난 2주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쿠팡 배송기사 (음성변조)]
″장마철도 마찬가지요. 폭우 온다 해서 마감 시간을 바꾸거나 다음 날로 미뤄준다거나 이런 거 전혀 없습니다. 그날 내 차에 싣고 나간 건 무조건 다 배송하고 와야 돼요.″

지난 18일 새벽 1시 40분.

2회전 배송을 위해 1캠프로 복귀해야 할 트럭 한 대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같은 대리점 동료가 찾아 나섰고, 전봇대에 부딪친 채 멈춰 선 트럭을 발견했습니다.

운전석에 앉아있던 배송기사는 정신을 잃은 상태였습니다.

언어 장애와 함께 한쪽 팔다리가 마비된, 전형적인 뇌출혈 증상.

40살 임 모 씨는 제주대병원으로 후송돼 긴급수술을 받았습니다.

심야 배송을 위해, 서울에서 제주로 파견 온 첫날이었습니다.

이곳 제주에서 심야 로켓배송이 시작된 지 일주일 만에 택배기사가 쓰러졌습니다. 하지만 이런 사고 소식은 외부에 전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조금만 늦게 발견됐다면 목숨까지 잃을 뻔한 큰 사고였지만, 캠프 내부에서도 소문은 돌지 않았습니다.

[00물류 배송기사 (음성변조)]
″<야간 배송하시다 쓰러지신 분 얘기는 못 들으셨어요?> 네, 그건 못 들었어요. <못 들으셨어요?> 계속 돌아다니니까 이게 일이 터져도 저희는 소식을 못 듣고‥″

로켓배송 기사 정슬기 씨의 죽음에 이어, 고 장덕준 씨의 CCTV 영상까지 공개되고, 사고가 발생했던 7월 18일은 과로사 문제로 쿠팡이 궁지에 몰린 때였습니다.

[쿠팡 제주1캠프 직원 (음성변조)]
″일반 병실로 옮겼다고 들었어요. 저희 회사 소속이 아니세요. <그러니까 대리점 소속이시죠?> 자세한 사항은 따로 말씀드릴 수가 없고‥″

쿠팡 측은 ″해당 기사는 CLS와 위탁계약한 전문 배송업체 소속이 아닌 일반 용차 업체 소속이며, 로켓배송을 비난하려는 목적의 악의적 보도는 당장 중단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혀왔습니다.

MBC뉴스 차주혁입니다.

영상취재 : 임지수 / 영상편집 : 송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