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민찬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소녀상 철거‥"사유지 이전 검토"

입력 | 2024-09-20 20:10   수정 | 2024-09-20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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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철거 시한이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온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에 대해, 현지 지역 의회는, 소녀상을 지금 그 자리에 보존하자는 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하지만 철거 권한을 가진 구청장은 소녀상을 공공 부지가 아닌 사유지로 옮겨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베를린 김민찬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설치 4년 만에 다시 철거 위기에 놓인 베를린 소녀상.

철거에 반대하는 지역 의회 의원들의 뜻을 모아 발의한 결의안이 전체회의를 통과했습니다.

[옐리사베타 캄/베를린 미테구의원]
″찬성 27표, 반대 15표, 기권 7표의 결과로 결의안이 채택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소녀상이 시민 사회 주도의 예술 프로젝트라는 점, 또 전시 상황 성폭력과 관련된 중요한 교육 소재라는 점도 의미 있게 작용했습니다.

[루시 슈뢰더/베를린 미테구의원]
″4년 동안 소녀상은 우리 구, 우리 동네의 한 부분을 대표해 왔으며 박물관에서 성폭력 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여 왔습니다. 이러한 것들이 우리 지역에 있다는 것이 매우 자랑스럽습니다.″

일본 기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지역 의회는 소녀상을 현재 위치에 보전해달라는 주민 청원도 통과시켰습니다.

하지만 소녀상은 여전히 위태롭습니다.

의회에서 결의안이 통과됐지만, 철거를 결정한 구청장은 놀라지 않았습니다.

철거통지서도 곧 보내겠다고 했습니다.

대신 소녀상이 지금 있는 공공부지가 아닌 개인 땅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슈테파니 렘링거/베를린 미테구청장]
″저는 평화의 소녀상을 영구적으로 보존할 수 있는 장소를 찾고 있고, 이미 후보지 몇 군데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다음 주 소녀상을 설치한 시민단체와 만나 협의할 계획이라고도 했습니다.

시민단체도 대화의 문은 열려있다며 사유지 이전도 논의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전 세계 소녀상들은 일본 정부의 회유와 압력 속에 한일 문제, 외교 문제로 치부되며 늘 철거위기에 놓입니다.

하지만 역사적 사실이 있는, 피해자와 가해자 이야기라는 점을 국제 사회는 기억해야 합니다.

베를린에서 MBC뉴스 김민찬입니다.

영상취재: 류상희 / 영상편집: 김창규 / 취재협조: 김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