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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나연
'7초 매도' 의심했다면서도‥"내가 이런 대화를 했어요?"
입력 | 2024-10-17 21:38 수정 | 2024-10-17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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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검찰조차 의심스러웠다고 밝힌 대목이 있습니다.
주가조작 일당이 8만 주를 매도해달라, 준비시키겠다고 하자, 그로부터 불과 7초 뒤 김 여사 계좌에서 매도 주문이 나오고, 김 여사가 알겠다고 답한 부분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당시 상황을 입증할 증거가 없다며 기억이 없다는 김 여사의 해명을 채택하며 오히려 김 여사를 두둔했는데요.
결론적으로 우연이었단 겁니다.
구나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2010년 10월 28일, 주가조작 선수들끼리 ″지금 처리하고 전화 줄 것 같다″는 문자가 오갑니다.
3분 뒤 김건희 여사 대신증권 계좌에서 도이치모터스 주식 매도 주문이 나옵니다.
10만 주, 3억 원어치입니다.
거래 직후 증권사 직원이 전화로 ″10만 주 냈고, 그거 누가 가져가네요″라고 하자 김 여사가 ″체결됐죠″라고 답합니다.
사흘 뒤에도 선수들의 문자가 오갑니다.
″8만 개 매도해달라 하라″, ″준비시키겠다″, ″매도하라고 해라″고 합니다.
이번에는 7초 뒤 김 여사 계좌에서 매도 주문이 나옵니다.
증권사 직원이 ″도이치모터스 8만 주 다 매도됐다″고 하자 김 여사는 ″알겠다″고 답합니다.
주가조작 선수들이 움직인 날마다, 김건희 여사가 주문을 낸 겁니다.
법원은 두 거래 모두 물량과 시간을 짜고 친 통정매매로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어떤 식으로든 김 여사가 권오수 전 회장의 연락을 받고 주문을 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구체적인 연락 내용이나 당시 상황을 확인할 증거가 없다고 했습니다.
의심은 들지만, 이를 뒷받침할 진술이나 물증이 없다는 겁니다.
검찰은 먼저 김 여사가 범행을 공모했거나 주가조작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공범들 진술이 없다고 했습니다.
주가조작 혐의 자체를 부인하고 있는 권 전 회장이나 이종호 씨 진술을 김 여사 무혐의 근거로 든 겁니다.
검찰은 또 김 여사에게 녹취록을 보여줘도 ″내가 이런 대화를 했어요?″, ″권오수 전 회장과 연락한 기억이 없다″고 답했다고 했습니다.
″의심되는 부분을 더 캐묻지는 않았냐″는 기자 질문에는 수사팀은 ″10년 전 일이라 기억이 안 나는 건 어쩔 수 없지 않겠냐″고 답했습니다.
김 여사 해명을 그대로 받아들인 겁니다.
법원이 인정한 전체 통정매매 98건 가운데 김 여사 계좌는 모두 47건, 절반 가까이 연루돼 있습니다.
검찰 설명대로라면 주가조작 선수들의 작전과 김 여사 주문은 우연히 시간이 맞아떨어진 셈입니다.
MBC뉴스 구나연입니다.
영상취재: 정인학 / 영상편집: 김진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