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손은민

8년 홀로 돌보다‥치매 아버지·아들 숨진 채 발견

입력 | 2024-01-18 06:43   수정 | 2024-01-18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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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치매를 앓던 80대 아버지와 돌보던 50대 아들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아들이 간병 끝에 아버지를 숨지게 한 뒤 투신했을 가능성을 두고, 수사하고 있습니다.

손은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출근 시간, 아파트 단지 안으로 경찰차가 출동합니다.

잠시 뒤 구급차도 뒤따릅니다.

어제 오전 8시 20분쯤, 대구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 5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아파트 관계자 (음성변조)]
″누워 있는 거예요, 반듯하게 누워 있더라고. 보니까 이미 사망한 지가 조금 된 것 같더라고 보니까… ″

이 아파트 15층, 남성의 집에선 80대 아버지가 머리를 크게 다친 채로 숨져있었습니다.

아들이 쓴 걸로 추정되는 유서도 발견됐습니다.

아버지는 8년 전 치매 판정을 받았는데 그동안 아들 혼자 돌봐온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경찰은 간병 부담과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아버지를 숨지게 한 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웃 주민들조차 이런 상황을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아파트 주민 (음성변조)]
″<혼자 간병하셨다던데?> 전혀 그런 느낌은 못 받았는데…″

[아파트 주민 (음성변조)]
″만약에 뭐 소음이 있거나 민원이 있었다면 저희도 알았겠죠. 근데 저는 (전혀 몰랐어요.) 저희가 한 5년 됐거든요, 이사온지…″

대구에서는 지난해 10월에도 1급 뇌병변 장애가 있는 아들을 40년 동안 보살펴온 60대 아버지가 아들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습니다.

2022년에는 뇌졸중이 앓던 50대 아버지를 혼자 돌보던 20대가 아버지를 방치해 숨지게 하는 등 사회복지망에서 벗어난 간병 살인이 잇따르면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MBC뉴스 손은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