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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윤선
"남편은 낮전등"‥위상 높아진 북한 여성들
입력 | 2024-02-07 07:38 수정 | 2024-02-07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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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정부가 10년 동안 탈북자 6300여 명을 인터뷰해 만든 보고서가 공개됐는데 여성들 위상이 높아진 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배급이 어려워지면서 장마당 등 시장경제가 활발해졌는데, 주로 여성들이 생계에 뛰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공윤선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상점이 늘어선 장마당 거리가 인파로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입니다.
그 사이에서 생고기를 도끼로 자르고 언 생산을 저울에 달아 팔고 있는 상인들, 모두 여성입니다.
한 여성은 ′고구마′를 판다는 종이까지 들며 호객행위에 나섭니다.
북한 여성들이 생계 최전선에 뛰어들고 있는 겁니다.
통일부가 최근 10년간 탈북민 6천3백여 명을 심층면접 해 조사해 봤더니 2016년 이후 식량 배급과, 공식 노임 모두 받지 못했다는 비율이 절반을 넘었습니다.
이러다 보니 응답자의 93.6%는 장사를 해야 돈을 벌 수 있다고 말했는데, 장사를 하러 나가는 사람 다수는 북한 여성입니다.
[김영희/남북하나재단 대외협력실장 (탈북민)]
″남편이 직장에 나가서 일을 해봐야 가정경제를 끌고 갈 수가 없기 때문에 아내가 장사를 해서 돈을 벌지 않으면 살아갈 수가 없어요.″
여성의 경제활동이 늘면서 북한 가정에서 여성의 위상도 높아졌습니다.
남편을 하찮거나 쓸모없는 존재인 ′멍멍개′나 ′낮전등′ 등으로 비하하기도 합니다.
[김영희/남북하나재단 대외협력실장(탈북민)]
″남편이 아니라 ′불편′이라고 하죠. 돈도 못 벌어다 주고 집에서 와서 정말 불편하게 앉아서 ′이거 해라 저거 해라′ 시키기나 하니까 불편이라 했고, ′낮전등′이라는 게‥낮에 전등이 필요 없거든요.″
더불어 30살 넘어서 결혼하는 여성 비율이 늘고, 여성 응답자 중 이혼을 경험한 비율도 30%에 육박했습니다.
이러다 보니 ′전통적 여성상′을 강조하는 모습도 자주 눈에 띕니다.
자식 여섯을 낳아 모두 군대에 보낸 여성을 ′최고의 애국자′라며 치켜세우는 식입니다.
[김영희/서성국역 서산1동]
″우리집에서 제일 큰 자랑은 입대증입니다. 그중에서 맏아들은 제대되고 현재 5명이 군사복무하는 중입니다.″
이번에 공개된 보고서는 그동안 3급 비밀로 지정됐던 것으로, 통일부는 북한의 경제와 사회 실태를 정확하게 알리기 위해 10년 만에 비밀을 해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MBC뉴스 공윤선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