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수사 외압 의혹을 받고 있는 이종섭 전 국방부장관이 논란 끝에 지난주 호주 대사로 부임했습니다.
호주 출국 과정을 직접 취재한 법조팀 윤상문 기자와 함께 더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윤 기자, 일단 이종섭 대사의 출국 장면을 MBC만 포착했어요.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출국하기 직전 비행기 탑승구 앞에서 이종섭 대사를 짧게 만날 수 있었는데요.
당시 영상 먼저 보시겠습니다.
[이종섭/호주 대사 (지난 10일 출국길)]
<어떻게 취재진 다 있는데 오신 거예요?>
″‥ 왜 이렇게까지 해야 돼?″
<아니, 대통령실 통화하셨는데 누구랑 통화하셨던 거에요?>
″아니 대통령실… 그거는… 진작에 얘기했잖아… 뭐, ′접촉′한 게 없다고…″
<지금 조사받고 있는 중에 나가시는 거잖아요?>
″그건 다 얘기가 된 거고… ″
<공수처에 바뀐 휴대전화 내셨다는데, 왜 그러셨던 거예요?>
″뭐라고요?″
<휴대전화 바뀐 걸 내셨다는데>
″그거는‥″
◀ 앵커 ▶
이 대사 표정이 다소 당황한 듯한 모습인데, 어떻게 만날 수 있었습니까?
◀ 기자 ▶
네 사실 당일에 이미 이 대사의 출국 소식이 알려져서 수많은 언론사 취재진들이 인천공항 출국장에 진을 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이 대사가 탑승동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포착되지 않은 걸 보면, 취재진이 몰리기 전에 진입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저희는 호주행을 따라가려고 항공권을 구매하고 탑승동에 들어가서 만날 수 있었던 건데요.
앞서 보신 것처럼 취재진은 대통령실 관여 의혹을 확인하려고 했지만, 이 대사는 접촉한 적이 없다고만 밝혔습니다.
◀ 앵커 ▶
호주에 도착한 뒤에도 계속 인터뷰를 시도했어요.
의미있는 답변이 있었습니까?
◀ 기자 ▶
아쉽게도 그렇지 않았습니다.
기내에서 승무원을 통해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거절당했고요.
호주 브리즈번 공항에 도착한 뒤, 캔버라행 항공편으로 환승할 때도 급히 이 대사를 쫓아가 질문했는데, 여기까지 오느라 수고했다, 이런 말만 남기고 떠났습니다.
이튿날 아침 일찍 대사 관저를 찾아가 출근하는 이 대사를 기다렸는데요.
당시 상황도 한번 보시죠.
◀ 앵커 ▶
호주 현지 반응도 궁금한데요, 교민들이나 호주 언론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 기자 ▶
이 대사 부임 전부터 교민들이 많은 지역 중심으로 반대 집회가 열렸습니다.
이 대사 출근 이튿날엔 평일인데도 교민 약 스무 명이 캔버라 대사관 앞에서 대사 부임에 항의하기도 했는데요.
이들은 시드니에서 차로 4시간 동안 이동해 집회를 열었습니다.
참석자 중에 해병대 출신 예비역 중사, 황성준 씨는 ″피의자인 이종섭 대사가 도망가듯 호주로 부임한 게 상식과 정의에 부합하는 것이냐″고 비판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