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남효정

성희롱 징계 흐지부지‥'괴물' 성범죄 키웠다

입력 | 2024-05-23 07:20   수정 | 2024-05-23 07:21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 앵커 ▶

이른바 ′서울대 n번방′사건 몇 년 전에도, 서울대에선 온라인을 이용한 집단 성폭력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강한 처벌이나 대책 없이 지나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남효정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2016년 7월.

서울대 교내 곳곳에 학내 성폭력 사건을 고발하는 대자보가 나붙었습니다.

서울대 남학생 8명이 단체 대화방에서 동기 여학생 7명에 대해 불법 촬영물을 돌려보며 성적으로 희롱했다는 거였습니다.

실제로 이들이 동기 여학생들을 ′먹는 것′에 비유하며 외모를 품평하고 성폭력을 저지른 대화방 내용까지 공개됐습니다.

[피해 여성 A씨 (음성변조)]
″여자 동기들, 선후배들 사진 치맛자락 같은 거 찍고 불법 촬영해서 그거 공유하고 성희롱하고 ′XX고 싶다.′ 약간 그런 식으로.″

파문이 일자, 가해자들은 얼마 뒤 익명의 사과문만 남긴 채 군대에 갔습니다.

서울대가 진상 조사에 나섰지만 이들에 대한 징계는 발표된 바가 없습니다.

이후 가해자들은 대부분 법적 처벌도 없이 그대로 서울대를 졸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대는 MBC와의 통화에서 이들에 대한 징계 결과에 대해 ′개인정보 관련 법령상 구체적인 내용은 말하기 어렵다″며 공개를 거부했습니다.

피해자들은 당시 온라인 성범죄에 대한 부족한 인식과 미온적인 대처가 이번 사건의 토대가 된 건 아닌지 아쉽다고 토로했습니다.

[피해 여성 A씨 (음성변조)]
″그런 데 참여하고 주로 이렇게 막 주도하고 했던 사람들이 이제 그대로 텔레그램에 가서 ′지인 능욕′을 하는 게 아닌가. 일상 생활 속에서 그렇게 좀 전조들이 있지 않았나 그런 생각을 많이 하고.″

그로부터 5년 뒤, 디지털 성폭력을 당한 피해자들은 얼굴 없는 가해자와 외로운 싸움을 치러야 했습니다.

피해자들은 피해자가 스스로 범인을 쫓아야 하는 비극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MBC뉴스 남효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