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송서영

횡단보도 덮친 음주 차량‥일본인 관광객 '참변'

입력 | 2025-11-03 20:28   수정 | 2025-11-03 20:42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 앵커 ▶

어젯밤 서울 동대문구의 한 도로에서 음주차량이 횡단보도를 건너던 일본인 관광객 모녀를 덮쳤습니다.

효도 관광차 딸과 함께 한국에 온 50대 어머니가 숨졌습니다.

소주 3병 마시고 운전대를 잡았다는 가해 남성은 자기가 운전했는지도 기억 못 할 정도였습니다.

송서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흥인지문 앞 사거리에서 행인들이 신호에 맞춰 횡단보도를 건넙니다.

그런데 갑자기 화면 오른쪽에서 나타난 흰색 승용차 한 대가 빠른 속도로 좌회전합니다.

애초에 좌회전이 금지된 곳입니다.

마주 오던 버스를 아슬아슬하게 지나친 뒤 횡단보도를 덮쳤습니다.

길 건너던 시민도 놀라 뒷걸음칩니다.

[목격자]
″갑자기 쿵 소리가 나서 저도 이제 앞을 봤더니 흰색 차량이 돌진해서…″

가해 차량은 횡단보도를 덮친 뒤 인도를 지나 공원까지 돌진했습니다.

사고는 어젯밤 10시쯤 났습니다.

피해자는 길을 건너던 일본인 모녀였습니다.

50대 어머니는 숨졌고, 30대 딸은 크게 다쳤습니다.

2박3일 관광 첫날, 동대문 쪽에서 쇼핑을 하고 낙산성곽을 보러 가던 길이었습니다.

한국을 자주 찾던 딸이 어머니를 모시고 ′효도 관광′을 왔다 변을 당했습니다.

딸은 어머니 시신을 일본으로 운구하기를 원하지만, 1천만 원대의 비용 문제로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차량은 횡단보도 앞 말뚝을 쓰러트리고 이곳 비탈길까지 넘어와서야 멈춰섰습니다.

인도와 공원에 사람이 있었다면 피해는 더 클 뻔했습니다.

지난해 시청역 역주행 사고 이후 박아둔 강철 말뚝도 무용지물이었습니다.

′속도가 낮은 자동차의 충격에 견딜 수 있는 구조′면 충분해 이번 사고처럼 시속 50km가 넘는 차를 막는 데에는 제 역할을 못 한 겁니다.

사고를 낸 30대 남성 운전자는 만취 상태였습니다.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 취소 수치 이상이었습니다.

자신이 운전했는지 기억도 못했고, 사고 이튿날인 오늘 오후까지 경찰 조사를 받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사고 지점에서 약 1km 떨어진 음식점에서 소주 3병 정도 마시고 운전했고, 횡단보도에 다다라서도 브레이크를 밟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경찰은 남성의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송서영입니다.

영상취재 : 이상용, 김민승 / 영상편집 : 강내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