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씨 자택을 압수수색 하면서 국민의힘 김기현 전 대표의 배우자가 건넨 가방을 확보한 특검이, 이 가방을 준 목적에 대해 통일교를 동원해서 김기현 전 대표 당선을 도운 대가라는 취지의 내용을 적시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통일교와 김건희 씨의 징검다리 역할을 한 건진법사 전성배 씨는 오늘 재판에서, 선물 전달 과정에 대해 거짓말을 했던 건 김건희 씨의 부탁 때문이었다고 털어놨습니다.
구민지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 리포트 ▶
김건희 씨의 자택에서 발견된 100만 원대의 가방과 ″당 대표 당선을 도와줘서 감사하다″는 김기현 전 국민의힘 대표 부인의 편지.
김기현 의원은 ″배우자끼리 의례적인 예의 차원″에서 준 선물이라고 해명했지만, ′김건희 국정농단′ 특검의 압수수색 영장에는 김 씨가 통일교를 동원해 2023년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개입한 대가라는 취지의 내용이 적시돼 있었습니다.
권성동 의원의 전당대회 불출마 선언 뒤 건진법사 전성배 씨는 윤영호 전 통일교 본부장에게 ″당 대표는 김기현으로 정리하라고 한다″는 문자를 보냈습니다.
그러자 윤 전 본부장은 ″움직이라고 하겠다. 확실히 밀겠다″고 답변했습니다.
이후 통일교인 1만 1천10명을 국민의힘에 입당시켰다는 보고를 받은 윤 전 본부장은 이 내용을 전 씨에게 전송하며 ″개인 입당은 물론 대선처럼 조직도 비밀리에 협조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 문자를 받은 전 씨는 자신의 측근에게 ″이렇게 협조하니 여사님이 도와주신단다.″고 알려주기도 했습니다.
통일교와 김 씨의 징검다리 역할을 한 전 씨는 오늘 김 씨의 재판에 다시 나와 통일교 측에서 건넨 금품 전달 과정에 대한 증언을 이어갔습니다.
김건희 씨가 처음엔 선물을 받기 꺼려 자신이 받으라고 설득했다고 증언한 부분에 대해선 김 씨가 인삼을 먹지 않으니 천수삼 선물을 받기 꺼렸던 것 같다고 입장을 바꿨고 가방 교환 부분에 대해선 김 씨가 지난해 텔레그램으로 부탁해 거짓말을 하게 됐다고 진술했습니다.
전 씨가 제출한 그라프 목걸이 등이 공개된 오늘 재판에선 김 씨에 대한 보석 심문도 진행됐는데 김 씨 측은 ″부부를 동시에 구속해 특검을 3개 돌려 이렇게까지 재판을 하는 게 가혹하지 않은지 고려해달라″고 요청했고 특검 측은 김 씨의 최측근인 전임 행정관 2명이 김 씨를 접견한 직후 조사에 출석하지 않는 등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고 반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