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인성

[단독] '가혹행위' 알고도 아무 조치도‥휴일이라 월요일 분리조치?

입력 | 2025-11-22 20:05   수정 | 2025-11-22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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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환경미화원들에 대한 공무원의 엽기적인 가혹행위.

어제 뉴스데스크를 본 많은 시청자들이 큰 충격과 함께 분노를 나타냈는데요.

더 놀라운 건 해당 지자체인 강원도 양양군이 MBC 보도 전에 이런 피해 내용을 알고도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이어서 김인성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리포트 ▶

계엄 시작이라는 말과 함께 환경미화원들에게 가해졌던 엽기적인 가혹행위는 지난 7월부터 이어졌습니다.

새벽부터 퇴근까지 그가 산 주식이 떨어질 때면 미화원들은 공포에 떨어야 했습니다.

[김 모 씨/양양군 환경미화원 (음성변조)]
″이게 주식이 내려가면 파란색이니까 파란 색깔 쓰면은 완전 환장을 하는 거예요. 이 새X 파란색 쓰네 이러면서…″

환경미화원들은 6개월 계약직, 미화원 수험생이라는 불안한 신분.

언제 해고당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괴롭힘을 참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또 7급 공무원의 가스라이팅, 심리적 지배는 매번 집요하게 이들을 조여왔습니다.

[A 씨/양양군 공무원 (음성변조)]
″내가 너 말려 죽일 거야. 다 네가 만든 결과물이야. 나를 원망하지 마.″

욕도 웃으면서하고, 괴롭힐 때도 그는 웃었기 때문에 가혹행위를 본 주변 공무원들도 그냥 웃고 지나갔습니다.

[A 씨/양양군 공무원 (음성변조)]
″00이도 뭐 별로 살고 싶지 않은 것 같은데. 그래 가자. 내가 깔끔하게 보내줄게.″

더 큰 절망은 폐쇄적인 지자체 구조에 있었습니다.

취재진은 가혹행위를 확인하고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보도 하루 전 양양군 측에 이 사실을 알렸습니다.

그런데 피해자들에게 면담은커녕 분리조치조차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아무런 도움에 손길도 받지 못한 미화원들은 가해자를 피하기 위해 휴가를 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공무원 노조 관계자 (음성변조)]
″(담당) 팀장이 알고 있더라고요. 이것을 00면장님한테 이야기를 들었다고 하면서…″

근로기준법엔 괴롭힘 발생사실을 인지한 순간 지체없이 조사해야 하지만, 양양군은 보도 전 아무 조치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어제 보도 후 시민들의 분노와 비판이 커지자, 양양군은 그제서야 가해자와 피해자 분리조치와 조사를 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그런데 시작시점은 월요일.

토요일과 일요일은 공무원이 쉬는 휴일이라는 게 이유입니다.

[탁동수/양양군 군수권한대행]
″업무를 지속적으로 할 수 없는 상태인 것 같아서 일단은 월요일쯤에 바로 대기발령 조치하고…″

양양군은 다음주 읍면장을 전원 소집해 또 다른 가혹행위가 있는지 일제 점검을 벌이겠다고 말했습니다.

MBC뉴스 김인성입니다.

영상편집 : 주예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