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백승우

"모든 공정 불법파견"‥산안법 위반만 1천여 건

입력 | 2025-10-24 06:54   수정 | 2025-10-24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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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7년 전 김용균 씨가 숨졌던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지난 6월 또다시 하청노동자 김충현씨가 목숨을 잃었었죠.

어제 고용노동부가 사고관련 근로감독 결과를 내놨는데, 원인은 여전히 위험의 외주화에 있었습니다.

백승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쇠를 깎는 선반 기계가 줄지어 있는 공장.

지난 6월, 50살 하청노동자 김충현 씨가 작업을 하다 이 기계에 팔이 끌려 들어가 숨졌습니다.

비상버튼이 있었지만, 손이 닿지 않았습니다.

2인 1조 작업 수칙이 지켜지지 않은 탓에 도움도 받을 수 없었습니다.

″(비상버튼이) 여기 있으면 아무래도 좀 거리가 있기 때문에‥″

김 씨의 죽음 넉 달 여 만에 고용노동부가 태안화력발전소 근로감독 결과를 내놨습니다.

끼임방지용 방호 덮개 미설치, 추락방지 난간 미비, 밝기 기준 미달 등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항만 1천84건.

7년 전 같은 곳에서 사망했던 김용균 씨 때보다도 50건이 넘게 늘었습니다.

김 씨는 서부발전의 정비 업무를 위탁받은 한전KPS의 2차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였습니다.

이걸 이유로 한전KPS 측은 ′재하청 노동자인 김 씨가 지시 없이 임의로 작업을 하다 사고가 났다′는 취지의 주장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노동부는 원청인 한전KPS 직원이 문자로 하청노동자들에게 실시간으로 작업을 지시한 사실 등을 확인하고, 김충현 씨가 하던 모든 공정을 ′불법파견′으로 결론지었습니다.

노동부는 한전KPS에 하청노동자 41명을 직접 고용할 것을 명령하고, 적발된 사항 중 일부(379건)는 형사입건하는 한편 7억 3천만 원의 과태료(592건)를 부과했습니다.

하지만 한전KPS 측은 여전히 책임을 회피하고 있습니다.

[김홍연/한전KPS사장 - 이용우/더불어민주당 의원(어제)]
″<또 다른 죽음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고용 구조 불법적인 고용 구조를 개선해야 돼요.>작업 수행 방법 등 사실관계 그리고 적용 법리에 이견이 있어서 지금 항소가 진행 중에 있습니다.″

김용균 씨 이후, 다시 김충현 씨.

같은 곳에서 같은 방식으로 또 사람이 죽었습니다.

[김영훈/한전KPS 비정규직 지회장]
″김용균 청년 노동자의 죽음 이후 무엇이 달라졌을까요? 다단계 하도급 구조는 하청 노동자를 더 벼랑 끝에 내몰고 가혹한 조건에서 일하게 하였습니다.″

노동부는 재발 방지를 위해 전국 발전소에 2인 1조 작업 원칙과 안전보건 규정 강화를 확대 적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백승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