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지윤수

"미국산 원유 사가라"는 트럼프‥'탈중동' 가능할까

입력 | 2026-04-02 20:13   수정 | 2026-04-02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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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원유를 사가라고 하는데, 그럼 해결이 될까요?

우리 산업 현장에선 미국산 원유로 기존 중동산을 완전히 대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하는데요.

지윤수 기자가 설명합니다.

◀ 리포트 ▶

과거 85%에 달했던 우리나라의 중동산 원유 의존도는, 2021년 59%까지 떨어졌습니다.

한 곳에 의존하면 위험할 수 있으니, 중동산을 줄이고 러시아산을 늘린 겁니다.

하지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서방이 경제 제재에 나서면서, 러시아산 원유를 가져올 수 없게 됐습니다.

결국 다시 중동산에 70% 가까이 의존해야 했습니다.

정작 파동의 원인을 제공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산 원유를 사라″고 강매에 나섰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우리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석유와 가스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미국산 원유 의존도는 현재 약 16% 정도.

하지만, 무작정 더 늘리긴 쉽지 않습니다.

일단, 미국은 중동보다 훨씬 멉니다.

좁은 운하를 통과 못 하는 대형 유조선은 아프리카 희망봉을 돌아 오가기 때문에, 50일 넘게 걸립니다.

중동산의 2배 이상입니다.

더 비싼 운임을 들여 가져와도 우리 산업구조에 잘 안 맞습니다.

석유화학업계는 끈적한 중동산 중질유 위주로 정제해, 나프타와 벙커C유, 항공유까지 뽑아 다시 외국에 팔아 돈을 벌어왔습니다.

비싸고 맑은 미국산 경질유 비중을 늘리면, 이 구조를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장태훈/에너지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
″여러 개를 ′블렌딩′해서 최적 수요를 찾아내는 구조잖아요. 중동에 맞춰서 설비투자가 이뤄졌던 거고요. 근본적으로 민간기업들이 최적화된 ′블렌딩′ 수율을 다 바꿔야 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중동이 석유를 무기화한 1970년대 오일쇼크 이후 수십년 풀어 온 국가적 숙제 답안지를 트럼프 대통령이 찢어버린 셈입니다.

일단 정부와 업계는 미국산 원유 물량 확보에 나섰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중남미나 아프리카산까지 수입선 다변화 재검토가 불가피한 상황.

운송비 증가는 물론 석유화학 산업구조까지, 정부 차원의 정책적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MBC뉴스 지윤수입니다.

영상편집: 배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