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흥준

[단독] 사람 대신 AI가 건 전화‥50대 고독사 못 막아

입력 | 2026-04-02 20:30   수정 | 2026-04-02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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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어제 경기 김포의 한 주택에서 5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고독사로 추정되는데요.

위기 의심 가구로 분류되고도, AI 시스템이 거는 상담 전화를 받지 않아 복지 지원으로 연결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흥준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 리포트 ▶

어제 새벽 0시 반쯤, 경기 김포의 한 다세대 주택 앞.

119구급대원이 장비를 챙깁니다.

소방과 경찰이 ″이상한 냄새가 난다″는 집 문을 강제로 열었더니 50대 남성이 침대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시신은 부패가 진행된 상태였습니다.

[인근 주민]
″교류는 없었고, 왕래가 있어도 그냥 뭐 엘레베이터에서 마주치거나‥″

집주인은 ″월세를 1년 넘게 못 받았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1월 숨진 남성이 ′복지 사각지대 발굴 대상자′로 분류됐던 것으로 MBC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단전, 단수 같은 발굴 기준 43개 정보 가운데 체납 3건이 발견된 겁니다.

건강보험료가 22개월 밀렸고, 통신사와 금융기관 연체도 있었습니다.

김포시는 남성과 접촉을 시도했습니다.

지난 1월 말 ″AI 복지 상담 전화를 꼭 받으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낸 뒤, ′1600′ 번호로 시작하는 전화를 걸었습니다.

사람이 아니라 AI가 묻는 전화였습니다.

″인공지능 상담 전화입니다. 어려움이 있어 복지 도움이 필요하신지 저와 상담하시겠어요?″

하지만 남성은 전화를 받지 않았습니다.

이럴 경우 두 달 안에 방문 상담을 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김포시는 4월에 찾아갈 계획이었다고 했습니다.

[김포시청 담당자]
″이번에 추출된 것만 해도 한 80건이 넘었거든요. 그리고 인력도 사실 저희가 한 명이서 하고 있거든요.″

AI 상담은 재작년 도입됐습니다.

AI 시스템이 위기 의심 가구에 전화를 걸어 건강이나 경제상황, 고용위기 같은 4개 분야 공통질문을 하며 도움이 필요한지 파악하고 상담 내용을 담당 공무원에 전달하는 방식입니다.

효과는 뚜렷했습니다.

AI 상담 도입 후 복지서비스 지원을 받은 사람들이 18%포인트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처럼 통화가 불발되면 한계도 분명합니다.

[이상림/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고독사의 문제는 사람의 문제거든요. 옆에 사람을 만들어줄 어떤 것들을 생각해야돼요.″

보건복지부는 ″AI 상담 전화는 보조적 수단″이라며 ″실시간 응답이 가능한 생성형 AI 기술을 도입해 보완해나가겠다″고 했습니다.

경찰은 국과수에 부검을 의뢰하고 남성의 사망 원인을 확인할 계획입니다.

MBC뉴스 김흥준입니다.

영상취재: 김민승, 정영진 / 영상편집: 노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