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이기주

총선 참패 9일 만에 '김종인 비대위'…통합당 앞날은?

입력 | 2020-04-24 11:32   수정 | 2020-04-24 13:41
4.19 총선 참패 뒤 9일 지난 오늘 오전, 김종인 비대위원장직 수락

김종인 미래통합당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통합당의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수락했습니다.

심재철 통합당 대표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오늘 오전 최고위원회 직후 기자들에게 ″총선 이후 당의 진로와 관련해 최고위원과 당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김종인 전 위원장에게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해달라고 공식 요청했고, 김 전 위원장도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심 원내대표는 ″이를 위해 오는 28일 김종인 비대위원장직을 의결할 전국위원회를 개최할 것″이라며 ″비대위원장의 임기는 당헌 96조 6항에 따라 비상상황이 종료될 때 까지″라고 설명했습니다.
′김종인 비대위′ 결정은 됐지만…당내 반발 잇따라

다만 미래통합당 당헌 96조 6항에는 ″비대위는 비상상황이 종료된 후 당 대표와 최고위원이 선출될 때까지 존속한다″고 돼 있어, ′비상상황 종료′ 시점이 언제인지를 두고 향후 당내에서 논란이 빚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심 원내대표는 김종인 비대위 체제가 존속되도록 ′차기 전당대회를 오는 8월 31일까지 개최′하기로 한 당헌 부칙 2조 2항도 전국위원회를 열어 개정할 방침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조경태 ″김종인 역할 명확치 않아 더 큰 분란 생길 수도″

최고위원회의 이같은 결정에 일부 중진 의원들은 즉각 반발했습니다.

조경태 최고위원은 최고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헌 당규를 고쳐 8월 전당대회를 미루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최고위원 몇명이 김종인 비대위 체제를 밀어부치는건 안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이미 당선자들과 현역 의원들이 비대위 체제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고,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역할도 명확하지 않아 자칫 더 큰 분란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유승민 ″단답형 비대위 찬반 묻는 방식 자체 옳지 않아″

새로운보수당 출신 유승민 의원도 어제밤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통합당 구성원이 다 같이 모여 당의 새로운 노선과 인물 등에 대해 합의를 해야 한다″면서 ″심재철 원내대표가 전화를 걸어 단답형으로 비대위 찬반을 묻는 방식 자체가 옳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심 원내대표는 ″비대위 기간에 대해 여러 의견이 있었지만 이는 김종인 위원장이 합리적으로 판단할 것″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반대하는 상황에서도 김 위원장이 당을 끌고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습니다.

비대위 권한, 기한 등 두고 내분 이어질 듯

하지만 사실상 ′무기한 전권′을 요구하고 있는 김종인 전 위원장에 대해 당장 당내 반발이 터져나오고 있어 권한과 기간 등을 두고 진통이 이어질 걸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