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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M부스] 탄력받은 통합당…호남? 중도층? "내친김에 산토끼잡자"

입력 | 2020-08-12 10:25   수정 | 2020-08-12 12:22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 대놓고 호남 공략…자신감 붙은 통합당</strong>

- ″호남이라서 방문한 의미도 없지는 않지만, 수해가 가장 심한 지역부터 찾아온 곳이 구례, 곡성 그리고 하동입니다.″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

퍼붓는 비와 습한 무더위 속에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호남의 수해복구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렸습니다.
주 원내대표가 이틀간 머문 곳은 전남 구례.

바로 옆마을이 경남 하동이지만, 주 원내대표는 둘째 날에도 하동이 아닌 구례를 봉사 장소로 택했습니다.

현지 민심도 주 원내대표에 호의적이었다고 하는데요.

주 원내대표는 구례 주민들과 스스럼 없이 대화를 나눴고, 주민들도 헌신적으로 일손을 도운 주 원내대표와 통합당 당원·당직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고 합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통합당이 국민과 어려움을 함께해야 한다. 호남이 외롭지 않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이틀 연속 ′통합당이 호남과 함께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주 원내대표는 지난 5월에도 당대표 대행 자격으로 광주를 찾았었죠.

당시 5·18 광주 유족단체 대표들을 만나 과거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5·18 관련 망언을 ″죄송하다″며 공식 사죄했고, 역사왜곡 처벌 방지법 등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석 달 만에 다시 호남을 찾아 공식 일정을 수행한 건데, 민주당보다 한 발 앞선 행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통합당은 한 발 더 나아가, 오는 19일에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광주 5·18 묘역을 참배하고 국민통합 메시지를 낼 계획인데요.

다음 총선에서 호남 출신들에게 비례대표 자리를 할당하는 방안까지 논의중이라고 합니다.

오르는 지지율에 자신감 붙은 통합당이 대놓고 호남 공략에 나서는 모양새입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 ″국민의 눈높이″…인수위도 울고 갈 정강정책 발표</strong>

- ″국민의 눈높이에서 만들어진 정책 방향에 대해서 당내 구성원들과 소통할 것이고요. 전체적인 맥락이 나오면 어떤 방식으로 통합당이 변화하는지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미래통합당 김병민 정강정책특위 위원장)

통합당이 ′국민의 눈높이′를 강조했습니다.

그 백미는 오는 13일 발표될 통합당의 정강정책 중 30개에 달하는 신규 정책안입니다.

여기에는 국회의원을 연속으로 3번만 할 수 있게 하는 이른바 ′4연임 금지안′과, 그동안 세금낭비라는 지적을 받아온 ′기초의회와 광역의회의 통폐합′, 청와대 민정수석실과 인사수석실 폐지, 만 18세로 피선거권 인하, 권력형 범죄 공소시효 폐지, 기본소득 지급, 그리고 법관 출신 인사를 사직 2년 후 출마 가능하게 하는 방안 등이 담겼다고 합니다.

얼핏보면 내용이 다소 거창해, 마치 정권인수위원회가 내놓는 새 정부의 공약들 같기도 한데요.

통합당은 ″차기 집권을 준비하는 수권 정당으로서 국민들에게 호소하는 당의 미래 비전으로 봐달라″고 설명했습니다.

최근 통합당 윤희숙 의원의 차분한 부동산 5분 발언이 임대인 뿐 아니라 임차인들의 심금을 울렸던 것처럼, 좌우·빈부·남녀 구분없이 그저 일반 국민이면 호응할 만한 내용들로 구성했다는 후문인데요.

′가진 자와의 동행′뿐 아니라 ′약자와의 동행′까지 시도하겠다는 통합당이 ′국민의 눈높이′를 의식하기 시작했다는 말이 나옵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 ″집토끼는 돌아왔고…이제 산토끼 잡아야죠″</strong>

최근 통합당 지지율이 30%를 넘어섰죠. 머지 않아 민주당을 역전할 기세인데요.

′곧 죽어도 30% 보수 지지층은 있다′는 이른바 ′콘크리트 지지율′이 다시금 확인되고 있습니다. 민주당 역시 30%대 지지율이긴 하지만 하락하는 추세의 30%여서 분위기는 통합당과 상반돼 있죠.

- ″조국, 윤미향, 안희정, 오거돈, 박원순 사태 등등을 거치면서 민주당의 위선이 확인됐잖아요. 여기다가 집값 잡겠다고 어설프게 칼질해서 오히려 집값 초급등 사태를 만들어놓고는 아무도 책임안지죠. 사과도 안하죠. 그래놓고 정작 청와대 다주택자들은 강남에 집 안팔죠. 이렇게 민주당에서 알아서 도와주니까.. 나갔던 집토끼들이 다시 돌아온거 아니에요? 집토끼는 돌아왔으니까 이제 산토끼 잡으러 가야죠. 산토끼.″ (통합당 핵심 당직자 A)

통합당의 정통 콘크리트 지지층이 아닌, 중도나 일부 진보성향 계층까지 통합당 편으로 끌어오겠다는 일종의 자신감인데요.

그 방안 중 하나가 국민의당과의 연대입니다.
국민의당은 의석이 3석 뿐이지만, 호남·중도·보수·안철수 등 상징성은 3석 이상입니다

이미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국민의당 출신인 김수민 전 의원을 통합당의 홍보본부장으로 임명했고요. 김 본부장은 현재 통합당의 당명과 당색 개정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역시 국민의당 출신인 김삼화 전 의원도 최근 통합당의 성폭력 대책특위 위원으로 임명돼 통합당에 합류했습니다.

통합당 내에선 이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입당하더라도 얼마든지 받아줄 수 있다는 분위기까지 감지되고 있는데요.

- ″지금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차기 서울시장 선거의 통합당 후보군으로 받아줄 수 있죠. 시간이 흐를수록 그런 여론이 더 생길껄요? 지금 우리당 지지율이 받쳐주잖아요. 지지율이 나오니까 가능한거죠.″ (통합당 핵심 당직자 A)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 취임 100일만에 당 정비 마친 김종인과 주호영</strong>

오는 15일이면 주호영 원내대표가 취임 100일을 맞습니다.

다음 달에는 김종인 비대위원장도 취임 100일이 됩니다.

원내에선 김종인·주호영 투톱 체제가 숫자의 싸움에 밀려 참패하고 있지만, 원외에선 단기간에 여론의 호응을 이끌어내며 당의 재정비에 어느 정도 성공한 모습입니다.

취임 초기 두 사람에게 들끓었던 당내 반대 여론도 이젠 잠잠해진 상태고요.

통합당 스스로가 4·15 총선의 패인으로 꼽은 리더십 부재와 전략 부재, 중도층 부재 등 소위 3무(無)가 100일만에 한꺼번에 치유되는 분위기입니다.

- ″지지율 잘나오면 뭐든 다 잘해보여요. 지금 아무도 토 안달잖아요. (웃음)″ (통합당 중진 의원 B)

집값 폭등에 분노한 민심 덕도 있지만, 김종인·주호영 체제 100일 만에 통합당에선 ′지금만 같으면 정권 창출도 노려볼만하다′는 호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1차 관문은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입니다.

제대로 훈풍에 올라탄 통합당이 1차 관문 통과를 위해 산토끼를 찾아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