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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Now] "의도는 없었다" 이젠 안통해…차별했다 '패가망신'

입력 | 2020-06-13 08:56   수정 | 2020-06-13 09:18
부인 인종차별 발언에 남편 ″회사 망할 위기″

최근 페이스북에 공유된 한 영상이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습니다.

공유 2만 번에 1만 2천 명이 추천했고, 9천개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영상에 담긴 건 미국 피닉스의 한 주유소.

한 백인 중년 여성이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에 서있는 젊은 여성에게 다가가 말싸움을 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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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 중년 여성 : 너 조상이 어디서 왔지?
젊은 여성 : 이 나라에서 왔지! 난 미국에서 태어났어.
백인 중년 여성 : 멕시코로 돌아가!

말다툼 끝에 백인 여성은 젊은 여성의 팔을 낚아채고, 화가 난 젊은 여성이 백인 여성의 뺨을 때립니다.

이 장면을 동영상으로 촬영하고 있던 남성은 ″맞아도 싸다″며 일침을 날립니다.

백인 여성의 인종차별주의적 발언에 비난이 쇄도했고, 남편의 신상까지 공개됐습니다.

이 여성의 남편은 ″영상을 보고 믿을 수가 없었다″며 아내의 발언은 매우 부끄러운 일이고, 매우 매우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습니다.

그러면서 부인이 인종차별적인 시각을 갖고 있어 그런 것이 아니라 부인이 정신적 질환을 앓고 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분노의 여론은 사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이 여성의 남편은 지금도 매일 수백통의 비난 메일을 받고 있습니다.

게다가 그가 운영하는 로펌에 대한 인터넷 평가는 몰려든 네티즌들 때문에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고 합니다.

그는 지난 며칠동안을 매일 눈물로 지샜다며 이러다 자신의 로펌도 곧 망할 것 같다고 하소연했습니다.
″흑인 삶 중요하지 않아″ 소신 내세우다 가게 문 닫아

″흑인의 삶이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는 것에 동의하지 않아. 지금까지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거야. 내 마음을 바꾸려고 논쟁 벌일 필요없어. 나는 BLM(Black Lives Matter)이 KKK(백인우월주의)의 뒷면이라고 생각해. 그들이 쓰는 전략은 마피아 게임에서 다 나온 것들이야.″

미국 데이비스의 한 샌드위치 가게 사장이 종업원들에게 보낸 이메일 내용입니다.

이런 이메일을 보내게 된 건, 일부 종업원들이 가게에서 일할 때 착용한 ′Black Lives Matter′ 핀 때문이었습니다.

사장은 8년 동안 가게를 운영하면서 어떤 정치적 표식도 가게에 들여놓는 걸 허락한 적이 없다며, 핀을 빼라고 지시했습니다.

이에 종업원들이 반발하자 이런 이메일을 보낸 겁니다.

사장은 ′핀을 꼽고 일할 거면 그만 두라′고 종업원들에게 말했고, 종업원들은 실제 일을 그만뒀습니다.

이런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자 그제서야 ″내가 너무 멀리갔다″며, ″큰 실수를 저질렀다″고 시인했습니다.

그러면서 종업원들이 흑인 사망 항의 시위에 나가도록 휴가도 허락했고, 종업원 10명 중 최소 7명 이상은 시위에 참가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심지어 시위에 기부도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너무 늦은 후회였습니다.

프랜차이즈 본사는 최근 공식 계정을 통해 ″데이비스 지점 사장이 종업원들에게 한 가슴 아픈 말들을 본사에서 인지했다″며 ″본사는 그의 지점을 영구 폐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비즈니스에도 ′인권 감수성′이 필요한 시대

독일 자동차 업체 폭스바겐이 신차 ′뉴 골프′ 출시에 맞춰 만든 광고.

한 흑인 남성이 카페 앞에 주차된 노란색 차에 타려고 합니다. 그때 거대한 흰색 손이 나타나 흑인 남성이 인근 카페로 튕겨져 나갑니다.

이 광고는 지난달 20일 폭스바겐의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에 올라왔는데, 백인이 흑인을 조종한다는 의미라며 비난이 쇄도했습니다.

특히 광고에 등장한 카페의 이름 ′쁘띠 콜론(petit Colon)′은 작은 식민지 거주자를 의미하고, 광고에 등장한 ′새로운 골프(Der neue Golf)′라는 자막이 독일어로 흑인 비하 단어인 ′니거(Neger)′를 연상시킨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파장이 커지자 폭스바겐 측은 광고를 올린 당일 영상을 내리고, 내부 조사 후 결과를 알리겠다며 수습에 나섰습니다.

또 11일 힐트루트 베르너 폭스바겐 법무담당 이사는 ″문화적 감수성 부족과 절차적 오류″라며 ″인종차별 의도는 없었다″, ″경영진을 대표해 상처받은 이들에게 사과한다″고 밝혔습니다.

″의도는 없었다″

차별 혹은 비하 논란이 벌어진 후 당사자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입니다.

그러나 이제 무심결에 던진 말 한 마디, 행동 하나로 말그대로 ′패가망신′ 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는 걸 언제나 잊지 말아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