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정동훈
공군 성폭력 사건을 재수사중인 국방부가 초동 수사 전반을 사실상 지휘했던 공군본부 법무실을 전격 압수수색했습니다.
국방부 검찰단은 오늘 오후 ″공군본부 법무실 관계자들의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공군 제20전투비행단 군 검찰의 부실 수사와 피해자 국선 변호인의 피해자 신상 정보 유출 혐의에 대한 조사″가 압수수색 목적이라고 적시했습니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장성급인 전익수 준장이 이끄는 공군 법무실장의 사무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단은 앞서 지난 9일 부실수사 및 부실변론 의혹과 관련해 20비행단 군검찰과 법무실 산하의 보통검찰부와 인권나래센터를 한 차례 압수수색했습니다.
하지만, 사실상 초동 수사 전반을 지휘한 전 실장을 포함한 법무실 핵심 간부 등 관련자들의 사무실을 압수수색 대상에서 제외해 ′봐주기 수사′라는 비난을 받아왔습니다.
공군본부 법무실은 지난 3월 성추행 사건 발생 초기 수사를 맡은 20비행단 군검찰로부터 보고를 받아 사실상 수사 지휘 책임이 있는 상부 조직으로, 부실 수사 책임을 벗어날 수 없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돼 왔습니다.
20비행단 군검찰은 초기 사건을 군사경찰로부터 넘겨 받은 뒤 피해자가 사망할 때까지 약 두 달간 가해자 조사를 한 차례도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또 성추행 가해자인 장 모 중사의 휴대전화 압수수색 영장을 법원에서 발부만 받아놓고 집행하지 않는 등 부실 수사 정황이 상당수 확인된 상황입니다.
직무유기 혐의로 피의자 신분이 된 초기 국선변호사도 공군본부 법무실 소속 군 법무관입니다.
검찰단은 이날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사건 초기 법무실이 군검찰로부터 수사 상황과 관련해 어떤 보고와 지시를 주고 받았는지 확인할 걸로 예상됩니다.
또 국선변호인이 결혼 휴가 등을 이유로 장기간 자리를 비운 동안 대체 인력을 곧바로 지정하지 않는 등 피해자 부실 조력에 대한 책임 소재를 수사를 통해 규명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유족측이 지난 7일 국선변호사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하면서 피해자의 인적사항과 사진 등을 외부로 유출하는 등 혐의가 있다고 적시한 부분에 대한 입증 자료 확보에도 주력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이미 검찰단은 최근 수사 과정에서 피해자가 사망했을 당시 소속됐던 제15특수임무비행단 부대원 일부가 신상을 유포한 혐의를 포착하기도 했습니다.
공군 본부 법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은 성추행 사건 발생 석 달여만이자, 국방부가 사관을 이관 받아 본격 수사에 나선 지 15일 만입니다.
한발 늦었다는 비판도 일각에서 제기되는 이유입니다.
앞서 지난 9일에는 국방부 검찰단 소속 군무원 수사관이 공군 법무실 산하 검찰부 등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인사를 나누고 ′친정집′을 운운하는 등 부적절한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국방부는 해당 수사관을 즉각 수사 업무에서 배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