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신정연
국제올림픽위원회가 올해 도쿄 하계 올림픽에서 인종차별 항의 퍼포먼스를 하는 선수를 징계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습니다.
AP와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IOC는 오는 7월 개막하는 이번 대회 기간에 경기장에서 정치적 메시지를 전파하는 선수를 체육의 정치 중립성 원칙에 따른 규정을 토대로 제재할 계획입니다.
커스티 코번트리 IOC 선수위원장은 시상대에서 무릎을 꿇는 것과 같은 정치적 표현을 하는 선수가 징계를 받느냐는 물음에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IOC의 이 같은 방침은 미국에서 비무장 흑인 조지 플로이드를 무릎으로 질식사시킨 백인 경찰관에게 유죄평결이 나와 인종차별 반대 목소리가 전 세계적으로 다시 높아진 지 하루 뒤 발표됐습니다.
선수들의 ′무릎 꿇기′는 미국에서 농구와 미식축구와 같은 프로 스포츠에서 국가연주 때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선수 개개인의 퍼포먼스로 자주 등장했습니다.
하지만 미국 내 보수계층이 이 행동에 거부감을 드러내면서 사회 갈등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일었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국민의례 때 무릎 꿇기 금지하라고 리그 사무국을 압박하기도 했습니다.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무릎 꿇기 퍼포먼스는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가 있는 영국 등 다른 다인종 국가들로도 번졌습니다.
도쿄올림픽이 전 세계적으로 인종차별을 둘러싼 경각심이 고조된 시점에서 열리는 만큼 선수들이 정치적 퍼포먼스를 할 가능성이 여느 때보다 커졌습니다.
IOC는 올림픽의 기본 정신을 실현하기 위한 제반 규정을 담아놓은 올림픽 헌장에서 ″어떤 종류의 시위나 정치적, 종교적, 인종차별적 선전도 금지한다″고 대원칙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미 올해 1월 IOC는 이 같은 원칙의 적용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뜻을 담은 대회운영 지침을 발행한 바 있습니다.
이 지침에는 무릎 꿇기와 주먹 들어 올리기, 정치적인 손 모양, 완장 착용 등이 금지된다고 적혀있습니다.
지난 1968년 토미 스미스와 존 카를로스 선수는 멕시코시티 올림픽 육상 200m 시상대에서 각각 금메달, 동메달을 목에 걸고 검은 장갑을 낀 주먹을 들어 올렸다가 중징계를 받았습니다.
이는 당시 미국에서 불붙은 흑인 저항운동인 `블랙파워`를 지지한 행동이었고 IOC는 이를 올림픽에서 금지되는 정치적 행위로 간주했습니다.
최근에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이던 박종우가 일본과의 2012년 런던 하계 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이 끝난 뒤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적힌 종이를 들고 달렸다가 IOC로부터 징계를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