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임소정

[World Now] '아마존 갑질'에 英 생선가게 주인 '울컥'…'프라임데이'가 뭐길래

입력 | 2021-07-05 17:04   수정 | 2021-07-05 17:05
영국 런던에서 생선가게를 여러 개 운영 중인 로빈 목슨 씨.

지난달 21일 난 데 없는 이메일 한 통을 받았습니다.

발신인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변호사.

이메일은 목슨 씨가 생선 판매를 위해 가게 앞에 세운 입간판의 광고 문구를 문제 삼으며, 당장 내리라고 경고했습니다.

문제가 된 문구는 바로 ′프라임 데이(Prime Day)′.

이 표현으로 목슨 씨가 판매하고 있는 생선이 아마존에서 제공한 것처럼 잘못 인식될 수 있다는 겁니다.

아마존은 유료인 프라임 서비스를 이용하는 회원들을 대상으로 ′프라임 데이′라는 제목의 할인 행사를 매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생선장수들이 수백 년간 사용해온 관습적 용어.

목슨 씨에 따르면 생선 장수들은 유럽산 넙치인 ′터봇′(turbot) 등 고급 어종을 판매할 때 프라임데이라는 용어를 써붙였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프라임데이 보트 박스′에는 두 사람이 충분히 먹을 수 있을 만큼 손질된 고등어 두 마리, 두 마리의 가자미, 넙치 두 조각, 그리고 홍어 날개 두 조각과 정어리 한 마리가 담겨있다고 생각하면 된다는 겁니다.

화가 난 목슨 씨가 전화를 걸어 항의하자 아마존 측 변호사들은 ″프라임데이가 수산업에서 쓰여온 표현이라는 것을 몰랐다″며 사과했습니다.

하지만 목슨 씨는 프라임데이 표현을 내리라는 아마존의 태도가 ″고압적이고 역겨웠다″며 ″프라임 데이″라는 표현은 아마존의 CEO인 제프 베이조스가 태어나기 전부터 쓰였다고 강조했습니다.

아마존은 이전에도 시장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바탕으로 ′갑질′을 한다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미국 하원의 소위원회는 작년 10월 아마존을 비롯한 IT ′공룡′들이 시장에서 반(反)경쟁적인 활동을 하면서 독점적 지배력을 남용한다는 보고서를 펴내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