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북부 홋카이도의 샤리초(斜里町). 지난 23일, 우토로항에서 출항한 유람선 ′가즈 1호(KAZUI)′ 침몰 사고 수색이 3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오늘 어린이 사망자 1명이 추가로 확인됐습니다. 현지 언론들은 구명조끼를 착용할 수 없었던 3살 여아로 추정된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따라 유람선에 탑승한 승객과 승무원 총 26명 중 11명의 사망이 확인됐으며 아직 찾지 못한 실종자는 15명입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선상 깜짝 프러포즈 준비했는데‥아들 행방불명></strong>
실종자 가족들의 안타까운 사연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마이니치 신문 오늘(25일) 보도에 따르면에 따르면 고베(神戶)시에 사는 30대 남성의 부모님과 남동생도 사고가 난 유람선에 타고 있었습니다. 이 남성은 ″그동안 제대로 효도를 한 적이 없어 부모님에게 감사의 의미로 이번 여행을 선물했다″며 ″그저 가족들이 무사하길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마이니치는 전했습니다.
51살 스즈키 쓰요시씨의 아들인 22살 토모야씨는 여자친구와 함께 유람선을 탔다가 실종됐습니다.
<i>″아들의 생일 기념 여행이었어요. 반지를 준비해서 깜짝 프러포즈하겠다고 했었는데….″
스즈키 쓰요시/ 실종자 가족</i>
지지통신에 따르면 아들 토모야씨는 유람선에 올라타기 직전 아버지에게 보낸 10초짜리 영상을 끝으로 연락이 끊겼습니다. 여자친구와 함께 찍은 활짝 웃는 표정의 아들이었습니다.
<i>″진실이 알고 싶어요…. 허술한 관리로 이런 사고가 일어난 것이라면 다시는 이런 불행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기 위해서라도….″</i>
스즈키씨는 선사 측이 실종자 가족들에게 구체적인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숨기고 있다며 ″하루빨리 아들을 찾아내서 따뜻한 이불을 덮어주고 싶어요″고 호소했습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출항하면 안 됩니다″ 선장 말렸는데….></strong>
선박 침몰 사고 원인과 관련해 당시 악천후 속에 유람선 출항을 강행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i>″오늘은 바다에 나가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요.″</i>
샤리초에서 유람선을 운영하는 한 남성은 23일 아침, 우토로 항에서 ′가즈 1호′ 선장을 만났을 때 이렇게 충고했다고 아사히 신문이 오늘(25일) 보도했습니다. ′가즈 1호′가 침몰하던 23일 오후 1시 30분쯤, 사고 현장 주변 파도 높이는 약 3m에 달했습니다. ′풍속이 초속 15m, 파도 높이 2m′를 넘을 것으로 예상되면 출항을 하지 않도록 되어 있어 대부분의 유람선들은 출항을 보류했다고 합니다.
오후부터 바다가 거칠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느꼈기 때문에 출항을 만류한 건데 선장도 ″알았다″고 대답했지만 결국 ′가즈 1호′ 출항을 강행했습니다. 현지 숙박업소 관계자는 ″지금 관광객이 많은 시기이기 때문에 무리해서 출항한 것 같다″고 추정했습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침몰 선박 선사, 베테랑 직원 모두 해고‥예고된 인재?></strong>
사고 선박의 선사인 ′시레토코 유람선′에서 베테랑 선원들을 해고해 안전을 우선시하지 않았다며, 결국 예고된 인재(人災)였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해당 선사를 잘 아는 관계자는 TV아사히와의 인터뷰에서 2~3년 전,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고 폭로했습니다.
<i>″회사에 일류 베테랑들만 4~5명 있었는데 사장님이 다 해고했어요.″</i>
이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경험자를 남기고 몇 명만 해고하고 보강해야 하는데 모두 해고한 것을 보면 결국 (사람을) 싸게 쓰고 싶었을 뿐″이라며, 예고된 인재라고 전했습니다.
해상보안청 관계자는 ″예전에는 우토로 지역의 유명 인사 같은 사람이 사장이었다″며 ″선원들을 마구 바꾸는 회사가 된 이후 최근 사고가 부쩍 잦아졌다″고 우려했습니다.
사고 선박의 선사 ‘시레토코 유람선’에서 2016년부터 5년간 선장으로 일했던 51세 남성 A씨는 오늘 일본 지역방송 홋카이도방송(HBC)과 인터뷰에서 “사고 소식을 듣고 ‘결국 벌어질 일이 벌어졌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안전을 우선시하지 않은 선사의 경영 실태를 폭로했습니다.
A씨는 사고 선박의 선장에 대해 ″작년 여름에 고용됐는데 갑판원으로 반년 일한 뒤 선장이 됐고 충분히 배우지 못했을 것″이라며 “현직 사장은 배도 바다도 모르고 재작년부터 경영이 어려워 언제나 ‘돈이 없다’고만 말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거센 파도에 결항 했을 때에는 ‘왜 출항하지 않느냐’고 따져 물은 적도 있었다″고도 말했습니다.
A씨는 지난해 3월 선사로부터 계약해지 통보를 받았습니다. 결국 선사가 경영난을 이유로 베테랑 선원과 수리공을 대거 해고했기 때문에 소유 선박들에 대한 관리도 허술했다는 겁니다.
A씨 “사고 선박의 수리 상태를 지난해 6월 본 적이 있다″며 ″선체 부식을 막기 위해 해수면과 닿는 부분에 붙이는 금속판인 아연판을 매년 교체해야 하는데 해당 배의 아연판은 2020년에 설치된 것이었다″고 폭로했습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수익만 우선한 일본식 인재‥SNS 비판 쏟아져></strong>
SNS에는 “수익을 최우선으로 두는 일본식 인재”라거나 “어선도 피하는 파도를 유람선이 뚫고 갔으니 예고된 인재”였다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아사히 신문은 사설에서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조난 선박은 작년 5월에 해상에서 부유물과 접촉한 사고를, 지난달에는 좌초사고를 내기도 했다″며 ″이번 사건과의 관련 유무가 없는지 우려되는 대목이다”라며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