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신정연

[World Now] 업무는 포옹·급여는 기저귀‥노인요양원 '아기 직원'

입력 | 2022-09-02 15:05   수정 | 2022-09-02 15:06
일본 후쿠오카 기타규슈시에 있는 한 노인 요양시설.

120명의 어르신이 생활하는 이곳에 지난해부터 ′귀염둥이′ 직원 32명이 일을 시작했습니다.

할머니와 할아버지에게 ′재롱′을 부리는 만 4세 미만의 아기들인데요.

이들의 주요 업무는 노인들을 따스하게 안아주는 것입니다.

출퇴근은 아무 때나 하면 되고 나와서도 엄마와 함께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걸음마를 배우고 옹알이를 하면 됩니다.

급여는 아기들의 필수품인 기저귀와 분유입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일본 사회에서 세대 간 교류를 확대하기 위해 이런 방안이 등장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인구 94만 명인 기타규슈 시는 일본 다른 지역처럼 인구 감소와 고령화에 직면한 곳으로 독거 노인이 늘고 소가족이 대세가 된 지 오래입니다.

노년층에 활기를 주고 지역 사회 교류를 활발하게 하려는 취지에서 등장한 게 이들 ′아기 직원′이라는 것입니다.

노인들 반응은 긍정적인데요.

85살 할머니인 나카노 교코는 ″친손녀를 자주 보지는 못하는 상황이라 이 아기들이 큰 위안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 시설에 머문 지 1년이 넘은 그녀는 평소에 TV를 보거나 뜨개질을 하지만 아기 직원이 오는 날에는 다른 일은 미뤄놓고 아기와 함께 시간을 보냅니다.

아기들 입장에서도 이처럼 세대 격차를 넘어 상호 작용을 하는 게 사회성 발달과 인격 형성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습니다.

태평양 건너 미국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습니다.

시애틀의 한 요양 시설에서는 1991년부터 갓난아기부터 5살 유아에게 공간 일부를 내주고 돌봄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