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06-20 21:20 수정 | 2023-06-20 21:20
<div class=″ab_sub_heading″ style=″position:relative;margin-top:17px;padding-top:15px;padding-bottom:14px;border-top:1px solid #444446;border-bottom:1px solid #ebebeb;color:#3e3e40;font-size:20px;line-height:1.5;″><div class=″dim″ style=″display: none;″><br> </div><div class=″dim″ style=″display: none;″>━<br> </div><div class=″ab_sub_headingline″ style=″font-weight:bold;″>″누구 하나 죽어야지 우리 이야기를 들어줄까요?″_ 전세보증금 피해 세입자 이가영(가명) 씨</div><div class=″dim″ style=″display: none;″><br></div></div>
20일 밤 PD수첩 <전세의 배신>에서는 역전세의 문제점과 전세사기를 집중 취재했다.
인천 미추홀구에서 전세사기를 당한 4명의 젊은 남녀가 잇따라 목숨을 끊으며, 전세사기의 심각성이 세상에 드러났다.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임대인과 돌려받지 못하는 임차인. PD수첩은 역전세 불안감이 감도는 부동산 현장과 전문가 분석을 통해 전세시장의 문제점을 점검해 보았다.
부산 수영구에 위치한 ′ㄱ′하우스(가칭)에 거주중인 혜림(가명) 씨는 4개월 전, 전세계약이 만료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보증금 6천만 원을 돌려받지 못했다. 해당 건물의 임대인 손 씨는 일방적인 호소문 한 장을 건물에 붙여놓고 연락조차 잘 되지 않았다. 해당 건물의 30세대 모두 같은 손 씨의 소유였다. 혜림(가명) 씨는 현재 전세보증금 반환소송을 진행하고 있었다.
′ㄱ′하우스(가칭)와 이름이 비슷한, 부산 중구의 ′ㄴ′하우스(가칭)에서도 유사한 사례들이 제보되었다. 해당 건물은 지난 5월 임의경매 절차에 들어간 상태였다. 은채(가명) 씨는 임대인 최 씨에게 계약 연장을 하지 않겠다고 수차례 알렸지만, 새로운 세입자를 구하라는 답변을 한 통씩 보내올 뿐, 임의경매가 개시된 이후에는 연락조차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은채 씨는 경찰에 형사 고소를 진행했지만, 전세보증금을 되돌려 받을 수 있을지 매우 불안한 상황이었다.
제작진은 전세보증금을 받지 못한 부산의 임차인 250여 명이 접속해 있는 오픈 채팅방을 발견했다. 그 오픈 채팅방에 모인 임차인들의 등기부등본과 부동산계약서를 분석한 결과, ′ㄱ′하우스와 ′ㄴ′하우스는 건물들의 위치와 형태만 다를 뿐, 같은 임대인들이 해당 건물들을 소유하고 있었다. 건물들은 총 12채로 부산시의 7개 구에 위치하고 있으며, 임대인은 총 4명이었다. 그중 최 씨를 중심으로 이 씨와는 혼인관계, 손 씨와는 동서관계, 다른 이 씨와는 지인관계로 확인되었다. 이들이 소유한 건물, 419세대 중 82세대는 현재 경매가 진행 중인 상황이었으며 ′ㄱ,ㄴ′하우스의 세입자 200여 명은 임대인들을 사기 혐의로 형사 고소했다. 과연 이들은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을까?
지난 5월 25일,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 안정에 관한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었다. 그러나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가장 바라던 ′선 구제 후 회수′ 방안, 즉 정부가 피해자들에게 우선적으로 보증금을 반환하고 임대인들에게 나중에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안은 결국 특별법에 담기지 못했다. 정부는 개인 간 거래에서 입은 사기 피해에 대해 정부가 지원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은 ″전세 사기 특별법의 정책적 쟁점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첫째는 선구제 후 회수 원칙에 입각한 공공의 전세보증금 반환 채권 매입이고, 둘째는 정부가 이를 정식으로 수용하지 못한다면 최소한 최우선 보증금 회수 보장 및 주거비 지원이라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라고 주장하며 전세사기 특별법이 실질적인 피해자 구제책이 아니라고 비판했다.
2020년에 PD수첩에 출연하여 전세사기 피해를 호소한 이가영(가명) 씨는 7천만 원의 전세 대출금을 갚기 위해 지금까지 하루에 3시간씩 잠을 자며 일해왔다. 이 씨는 계속되는 전세사기 피해와 정부의 대책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현하며 제작진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저는 이 사건이 터진 후 매일 전세사기 몇 건이 발생했는지 뉴스를 보았어요. 하지만 왜 정부 관계자들은 가만히 있었을까요? 어떤 제도도 마련하지 않았고, 그들이 무엇을 하셨는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3년 전에 벌어진 일인데도 이 정도로 방관해도 괜찮다고 생각한 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