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김상훈

계엄문건 의혹 조현천, 보석 심문서 "도망 안치겠다"

입력 | 2023-06-21 14:32   수정 | 2023-06-21 14:32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 당시 계엄 문건의 핵심인물로 지목된 조현천 전 국군기무사령관이 ″도망치지 않겠다″며 자신을 석방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예비역을 동원해 여론을 조작한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으면서 동시에 계엄문건 의혹으로 수사도 받고 있는 조 전 사령관은, 서울서부지법 형사6단독 재판부가 진행한 보석 심문에서 ″보석을 승인해주면 절대 도망하지 않고 증거를 인멸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조 전 사령관은 ″사령관 재임 시기에 검토됐던 계엄문건으로 인해 부대가 해체됐고 수많은 부대원이 인사 조치당하고 수사와 재판을 받는 등 시련과 고통을 겪어왔다″며 ″법적 책임이 있다면 피하지 않고 당당히 책임지겠다″고도 밝혔습니다.

조 전 사령관 측 변호인도 조 전 사령관이 출국금지돼 해외로 도망칠 수도 없고, 수감 중인 서울 남부구치소가 법원과 멀어 신속한 재판을 위해 석방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검찰 측은 조 전 사령관이 5년간 미국으로 도피했고 기무사 조직 특성상 선·후배 관계여서 증인이 진술을 번복할 우려가 있으며, 현재 석방된 부하와 함께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재판부는 다음 주까지 보석 허가 여부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5년 넘게 미국에 머물다 지난 3월 귀국한 뒤 체포된 조 전 사령관은, 2016년 자유총연맹 회장 선거에 대해 부하들에게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하고 기무사 요원들을 동원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집회를 연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습니다.

검찰은 지난 4월 조 전 사령관을 일단 재판에 넘긴 뒤, 계엄령 문건 의혹을 계속해서 수사하고 있습니다.

군 인권센터는 서울서부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석은 반드시 기각돼야 한다는 의견서를 재판부에 냈다″며 ″조 전 사령관을 체포하고 3개월이 지나도록 검찰이 계엄 문건에 대해 제대로 수사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