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곽동건

"사람 죽이러 부산행 열차 탔다"‥한밤 112 전화에 부산역 발칵

입력 | 2023-07-06 17:25   수정 | 2023-07-06 17:25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지난달 25일 밤 부산역.

형광 우의를 입은 경찰들이 급히 출동해 다급하게 무전을 칩니다.

[경찰관]
″부산 도착하는 무궁화 시간 다 적어놨습니다. (오후) 9시 42분 도착입니다. 현 시간 이후로 (부산) 도착 기차 7대 남았습니다.″

앞서 경북경찰청 112 상황실에 신고가 한 건 접수됐는데, 그 내용이 심각해 공조에 나선 겁니다.

″사람을 하나 죽이러 부산에 내려가는 중″이라는 전화.

관할 경찰서 경찰들은 곧바로 부산역으로 출동해 철도경찰, 역무원들과 함께 사태 파악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신고자 휴대전화에는 유심칩이 없어 위치추적이 되지 않았고, 경찰이 확보한 단서는 오로지 목소리와 본인이 말한 이름뿐.

다만, 신고 전화 당시 소음이 들려온 점으로 미뤄 실제로 열차를 탄 걸로 판단됐습니다.

[경찰관]
″철도 경찰에도 사람 이름으로 확인이 안 된답니다. 혹시 사진 같은 거 확인되나요? 21시 42분 무궁화호 도착했습니다, 부산역에.″

경찰은 부산역에서 내리는 승객들을 계속 검문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과거 신고 이력을 조회해 한 시간 만에 용의자의 사진을 급히 입수한 112 상황실.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에게 사진이 전파됩니다.

그러던 중 열차 하나가 도착하고, 여행 가방을 끌고 오는 한 남성이 눈에 띕니다.

용의자와 인상착의가 비슷하다고 생각한 경찰은 이 남성을 따라갑니다.

′살인한다고 신고했냐′고 묻는 경찰에게 ″무슨 소리냐″며 대꾸하던 이 남성은 계속된 경찰의 추궁에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긴급 체포된 이 60대 남성은 ″실제로 살인하려던 건 아니었다″며 ″소주 6병을 마시고 예전에 부산의 한 식당에서 있었던 나쁜 기억이 떠올라 홧김에 신고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이 신고 1건 때문에 2시간 20분가량 경찰과 유관기관 인력 수십 명이 동원된 상태였습니다.

경찰은 이 남성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로 구속해 검찰에 넘겼습니다.

(화면 제공 : 부산경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