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07-25 17:19 수정 | 2023-07-25 19:09
60여 년 전 황해도에서 납치돼 남한으로 끌려온 86살 김주삼 씨에게 국가가 13억원을 배상하라고 한 판결이 최종 확정됐습니다.
서울고법 제9민사부는 지난 1956년, 황해도 용연군 자택에서 공군 첩보부대 소속 북파공작원에게 납치돼 서울로 끌려온 뒤, 군 부대에 4년간 억류됐다 풀려난 뒤 일용직을 전전하며 살아온 김주삼씨가 정부를 상대로 낸 소송 항소심에서, 정부가 13억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고, 정부와 김씨 모두 상고하지 않아 판결이 그대로 확정됐습니다.
재판부는 ″국군에 납치돼 가족들과 생이별했고 67여 년이 지난 현재까지 서로 생사도 모른 채 살아가는 등 평생 치유될 수 없는 고통을 겪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앞서 1심은 10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지만, 2심은 ″4년간 군부대 억류과정에서 입은 피해는 입증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 부분도 위자료에 반영해야 한다″며 배상액수를 더 높였습니다.
김 씨는 군부대에서 풀려난 뒤 일용직을 전전하다 지난 2020년 2월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고,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지난해 8월 김씨 사건에 대해 진실 규명을 결정했습니다.
앞서 1심은 전직 북파공작원들이 1956년 황해도 장연군에서 남학생을 납치했다는 공적을 인정받아 보상금을 받은 점을 근거로, 북파공작원의 북한 주민 납치 사실을 처음으로 인정해 김씨에게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정부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는데, 2심 판결에 대해선 상고 기한인 지난 21일까지 상고하지 않아 판결이 최종 확정됐습니다.